내년부터 서울 준주거지에 오피스텔 늘어날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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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서울에선 준주거.준공업.일반주거지역에 오피스텔 건축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가 조례를 고쳐 내년 2월부터 일반상업지역의 오피스텔 용적률을 8백%에서 5백%로 깎고 주차대수도 강화할 예정이어서 이 지역 오피스텔 건축이 어려워진다. 반면 준주거.준공업.일반주거지역은 조례개정 영향을 그다지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대.신촌 일대와 강남 역삼동 등지의 20m 이상 도로를 낀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준공업지역인 성동구 성수동, 영등포구 당산동.문래동 등 소규모 공장이전 부지의 매매호가가 오르고 있다. 신촌 일대 땅값은 평당 8백만~1천만원으로 최근 한달 새 5~10% 상승했다.

◇ 용적률 강화 샛길 있다=서울 강남권에서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는 일반상업지역 땅값은 평당 2천만~2천5백만원선.

1백평 부지에 오피스텔을 짓는다면 연면적이 8백평이나 된다. 이 경우 분양가에서 땅값은 평당 2백50만원만 받으면 된다.

하지만 용적률을 5백% 적용하면 연면적 5백평 밖에 못 지어 땅값을 이보다 37.5% 비싼 평당 4백만원에 책정해야 수지타산이 맞는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늘어난 땅값을 분양가에 모두 포함시킬 수 없어 수익성이 30~40%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준주거.준공업지역의 경우 용적률은 4백%로 변동이 없고 주차대수만 2~2.5배 정도 늘리면 된다.

서울 당산동 준공업지역 80평 땅에 오피스텔을 지으면 현재 건축 기준대로라면 수익률은 연 14.1%다. 조례개정 후에도 수익률이 13.3%선이 될 것으로 보여 수익은 5.7%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반주거지역도 20m 도로만 접하면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다. 지하철 6호선 상수역 인근 일반주거지역 1백16평에 1층 근린상가를 낀 오피스텔을 지을 때의 현재 수익률은 연 11.2%. 조례 개정 후에는 9.4%로 1.8%포인트 가량만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을 지을 때 연 10~15%의 수익률을 건지면 성공한 사업"이라며 "용적률 규제가 덜하다고 해서 아무 곳이나 지어선 안되기 때문에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 유의점은 뭔가=입지여건이 중요하다. 역세권이나 도심업무시설이 밀집한 곳, 유흥가 주변에 있어야 임대료가 높고 수요가 풍부하다.

오피스텔 공급이 크게 늘어 공급이 포화상태인 지역도 있는 만큼 주변 현황을 살펴 임대상품이 적은 곳에 지어야 임대 걱정이 없다.

조례 개정후에는 수익률이 떨어져 자칫 원룸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도 있다. 따라서 건축 연면적이 2백평을 넘어 원룸을 짓기엔 아까운 1백50~2백평 짜리 중소 규모의 땅을 활용하는 게 좋다.

서미숙 기자 seom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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