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로씨의 자살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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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한상 의원 피습사건의 범인 임석화가 진범이 아니라고 폭로, 사건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김백두(28)씨의 형 김백로(31·본명·동오·창신동 산6 12통2반)씨가 20일밤 『아우 백두와 가족의 신변에 위험이 닥쳐올 것』이라고 아버지 김명선(59)씨가 비관하는 모습을 보고 음독, 자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21일 상오 응급치료를 받은 서울 동대문구 숭인동 광보의원 102호 병실에서 김백로씨는 『말할 수 없다』고 딱 잡아떼다가 『사실은 20일밤 아버지가 어떤 술집에서 동생 백두의 친구를 자칭한 청년 3명 한테서 「앞으로 살아가는데 신변이 위험할 것이니 몸조심하라」는 말을 듣고 집에 돌아와 「앞으로 어떻게 사느냐」고 비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아우 백두가 옳은 일을 했는데 왜 그러시느냐』고 말했으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역시 두려움을 느껴 『20일밤 9시쯤 약을 먹었다』고 자살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동생 백두씨가 사건진상을 폭로하자 경찰은 사건조작의 주역인 임과 장재원 김백두 양광식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을 때 이들이 함께 찍은 결혼식장의 사진이 있다는 정보를 민중당에 제공하여 사건진상이 뒤집히게 한 실마리를 잡게 했었다.
김씨는 『백두의 친구라고 자칭하는 청년 3명은 아버지가 전혀 모르는데 먼저 아는체하고 말을 걸어와 「백두도 사회에 나와봤자 살아가기가 곤란할 것」이란 위협을 하더라』는 것이다.
또한 김씨는 『지난 17일 동생 백두의 친구 강주봉(30세 가량)이란 자가 18일 아침 8시 동대문 「스케이트」장 부근 모다방에서 사업관계로 나를 만나자고 했는데 동생을 만나 그런 친구가 있는지 물었으나 없다고 하기에 만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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