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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기초연금 누구도 손해 안 봐 … 지하 경제서 돈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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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고용복지분과 국정토론회를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새 정부의 핵심 국정지표는 중산층 70%, 고용률 70%를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유일호 비서실장, 박 당선인, 진영 부위원장. [김경빈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대통령직인수위 고용복지 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복지가 일자리를 통해 구현될 때, 이것이 진정한 복지이고 지속가능한 복지가 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복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의 핵심 국정지표가 중산층 70%, 고용률 70%를 이루겠다는 것”이라며 “고용과 복지의 연계가 잘돼야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복지 지출을 잘못하게 되면 단순한 소비 지출로 끝날 수 있지만, 복지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더 큰 번영을 만들어 내기 위한 중요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초연금, 새로운 세금 걷는 것 아니다”=박 당선인은 “(기초연금의) 재정으로 충당하는 부분은 새로운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약속드린 대로 정부의 불필요한 씀씀이를 줄이고 비과세·감면 조정 그리고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방법으로 재정을 확보해 그 안에서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4%라고 그러지 않느냐. 확실하잖아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조세정의 차원에서도 의지를 갖고 정보를 부처 간에 공유하면서 노력하면 저는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초연금 도입을 위해 증세를 하거나 국민연금기금에서 돈을 끌어오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박 당선인은 또 65세 이상 노인 중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는 매월 20만원, 가입자에게는 소득비례 부분에 매월 10만원 정도를 추가로 지급하는 원리를 설명하며 “누구도 손해 보거나 그러지를 않는 것이지요”라고 강조했다. 또 “아까 ‘A값의 곱하기 10%’ 이러면 국민은 너무 복잡해요. 지금 살기도 바쁜데 그렇게 복잡하게 설명하시면 안 됩니다, 정말. 국민이 딱 들으면 ‘아, 무슨 얘기다’ 이렇게 알아듣게…”라고 쉬운 설명을 강조했다.

 ◆칸막이를 제거해라=박 당선인은 ‘효율화’와 ‘칸막이 제거’를 중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꼭 명심해야 할 것이 바로 복지 지출의 효율화”라며 “중간에 누수되는 부분이 많다면 이것은 정말 세금을 내는 국민께 면목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대표발의해 27일 발효된 사회보장기본법과 관련해선 “사회보장기본법의 기본틀이 복지와 고용을 연계하고, 또 복지에서 칸막이를 해소하고, 기본 계획을 만드는 것”이라며 “저는 그렇게 (복지 시스템을) 제대로 만든다면, 복지가 성장을 가로막는 게 아니라 경제정책의 중요한 한 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깔때기 현상 아시지요”=박 당선인은 “복지 확대와 재정 확보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복지 체감도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깔때기 현상’에 비유하기도 했다. “각 부처에서 복지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사회복지사가 너무 부족해 (일이 몰려서) 복지 혜택이 제대로 전달 못 된다”는 얘기다. 그는 “(국회) 보건복지위 활동을 하면서 복지 현장에서 깔때기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한 바가 있다”며 “이것은 복지사 잘못이 아니라 구조가 정말 잘못돼 있다”고 비판했다. 박 당선인은 깔때기 현상을 설명하며 "사회복지사들이 현장에 못 나가 구두 밑창이 닳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 하시려면 밤잠도 못 주무시겠다”=박 당선인은 업무보고 사흘째인 이날도 각종 주문을 쏟아냈다. “유사 사업인 희망리본사업과 취업성공패키지의 좋은 대안을 마련해 달라” “평생교육과 평생직업능력개발, 대학 구조조정을 연계해 연구해 봐라” “(4대 중증질환 보장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거시적인 계획을 마련해 달라” 등이다. 박 당선인은 한참 주문 내용을 내놓다 “이런 것 다 하시려면 밤잠도 못 주무시겠다”며 웃기도 했다.

 ◆새누리-인수위 첫 연석회의=새누리당은 이날 인수위와의 첫 연석회의에서 정부조직개편안 등 당의 입장을 적극 제시했다. 황우여 대표는 “각 장관들의 업무량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있는데 업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교과부와 복지부로 관리가 나뉜 유치원과 어린이집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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