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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의 전설이 손수 류현진 ‘왼손 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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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아버지 잘 다녀올게요 류현진(왼쪽)이 23일 오후 LA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버지 류재천씨와 포옹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류현진(26·LA 다저스)이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떠났다.

 류현진은 23일 미국 LA로 출국하며 “설렌다. 스프링캠프에서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처음이라고 해서 무리하지 않겠다. 돌아올 때도 좋은 모습으로 오겠다”고 약속했다. 다저스와 LA는 벌써 류현진을 환영하고 있다. 류현진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5일 동안 열리는 지역 팬 미팅 투어에 참가한다. 클레이턴 커쇼(25)·브랜든 리그(30)·안드레 이디어(31)·에이드리언 곤잘러스(31) 등 특급 선수들과 함께다. 참가자 15명 중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새내기는 류현진밖에 없다.

 류현진이 다음 달 13일 애리조나의 훈련 캠프에 합류하면 ‘다저스의 전설’을 만날 수 있다. 다저스 홈페이지는 “샌디 쿠팩스(78)가 캠프에서 다저스 투수조를 가르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월터 다저스 구단주의 고문으로 위촉된 쿠팩스는 캠프에서 투수 인스트럭터(특별 코치) 역할을 할 예정이다.

 다저스의 전설적 투수 쿠팩스는 류현진과 키(1m88㎝)가 똑같고 왼손을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쿠팩스는 류현진처럼 팔꿈치 부상 경력도 있다. 류현진에게 쿠팩스는 기술적·정신적으로 도움을 줄 ‘살아 있는 교과서’다.

다저스 시절 쿠팩스(왼쪽)와 박찬호. [중앙포토]

 쿠팩스는 1966년 은퇴할 때까지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그의 전성기가 곧 다저스의 황금기였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서 통산 6회 우승을 했는데, 그 가운데 4번을 쿠팩스가 활약할 때 이뤄냈다. 네 차례 노히트노런, 한 차례 퍼펙트게임도 기록했다. 11년 동안 강렬한 피칭을 한 쿠펙스는 1972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후보에 오른 첫해 최연소 나이(37세)에 이룬 성과였다.

 쿠팩스는 현역 시절 ‘커브의 마술사’로 불렸다. 서클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던지는 류현진에게 커브는 매력적인 신무기가 될 수 있다. 동산고 시절 류현진은 ‘커브볼러’로 통했지만 2006년 프로 입단 후 체인지업을 배워 주무기로 활용했다. 쿠팩스의 지도로 커브를 보강한다면 류현진은 더 강해질 것이다.

 쿠팩스는 간단한 몇 마디 말로 투수를 향상시키는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로 알려졌다. 박찬호(40·은퇴)도 다저스 시절 쿠팩스로부터 공 잡는 법(그립)과 하체를 최대한 활용하는 투구 폼을 따로 배웠다. 다저스를 떠나서도 개인 과외를 받는 등 박찬호와 쿠팩스는 각별한 사이를 이어갔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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