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흐름 바꾸는 백만장자의 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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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사진)는 과연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빌 게이츠의 휴가를 동행 취재해 보도했다.

WSJ는 매년 두 차례씩 갖는 빌 게이츠의 휴가를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미래를 바꾸는 백만장자의 은둔'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 북서부의 한적한 호숫가에 있는 소박한 산장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회사 임원은 물론 가족들도 만나지 않은 채 하루 18시간씩 MS 직원들이 보낸 수많은 보고서를 읽는 데에만 몰두한다. 지난 2월의 올 겨울 휴가 중에도 빌 게이츠가 읽은 보고서는 100여 편에 이른다.

그동안 빌 게이츠는 휴가기간에 MS는 물론 세계 정보기술(IT) 산업계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결정을 여러 차례 내린 바 있어 주변에서는 그의 휴가를 '생각 주간(Think Week)'으로 부른다고 WSJ는 전했다.

1995년 '인터넷의 파도'라는 보고서를 본 뒤 인터넷 익스플로러 개발에 나서 넷스케이프를 물리치고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읽은 보고서에는 웜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 등 보안 관련 내용이 많았다. 또 MS의 차세대 게임기인 '제논'과 향후 게임시장 전략, 차세대 지리정보시스템 '버추얼 지구', 교육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 전략 등을 다룬 보고서도 탐독했다.

빌 게이츠는 보고서가 마음에 들면 그 자리에서 즉시 해당 직원과 임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칭찬과 함께 추가 작업을 지시하곤 한다. 이에 따라 보고서를 제출한 MS의 모든 직원은 이 기간 중에 빌 게이츠에게서 기쁜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는 게 일과라고 WSJ는 전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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