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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SAS 알제리 급파 … 인질극 응징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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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필리핀 생존자, 악몽의 순간 증언 알제리 인아메나스 천연가스 시설에서 인질로 잡혔다 살아남은 필리핀인 조지프 발마세다가 21일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마닐라 AP=뉴시스]
벨모크타르

영국 정부가 알제리 인질극의 배후 세력에 대한 응징 작전에 돌입했다고 더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의 양대 정보기관인 MI6(해외정보국)와 MI5(국내정보국)의 수장이 22일 군 수뇌부와 만나 알제리 참사의 배후 조직에 대한 색출 작업에 대해 의논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19일 특수부대인 특별공수부대(SAS) 요원들을 알제리로 보냈다. 알제리 정부가 인질 구출 작업에 도움을 요청할 경우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아직 실제 작전에 투입되지는 않았다. SAS는 2011년 리비아 내전 때 무아마르 카다피 측의 정부군에 맞선 반군을 돕는 등 북아프리카에서 여러 차례 군사작전에 참여해 왔다.

 작전의 주요 표적은 북아프리카 이슬람 무장세력을 이끄는 인물 중 하나인 모크타르 벨모크타르(41)다. 그는 20일 모리타니의 언론 매체인 ‘사하라 미디어’를 통해 “알카에다의 이름으로 이번 일을 벌였다. 아랍권과 유럽 출신의 전사 40명이 공격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방국가들이 말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만 서방과 협상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등의 말리 내전 개입을 명분으로 추가 테러를 벌일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벨모크타르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의 간부로 활동하다 최근 추종 세력을 이끌고 분파한 것으로 외신들이 보도해 왔다. 그는 말리나 리비아 등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벨모크타르뿐 아니라 소속 무장요원이 800명에 이르는 AQIM 자체가 타깃이 될 수도 있다.

20일 알제리 천연가스 시설 인근에서 주민들이 차량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인아메나스 AP=뉴시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북아프리카에서 테러와의 싸움은 앞으로 수십 년간 이어질 수 있다”며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의 이슬람 테러와 비슷한 양상의 사태가 북아프리카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디펜던트는 캐머런 총리가 올해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주요 의제로 아프리카 테러와의 전쟁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범인 중엔 캐나다 국적 2명 포함=압델말레크 셀랄 알제리 총리는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인질로 잡혔던 8개 국적 외국인 37명이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제리인 인질 1명을 포함하면 38명이다. 5명의 인질은 아직 실종 상태라고 덧붙였다. 셀랄 총리는 인질을 억류한 32명의 테러범이 말리 북부에서 왔으며, 인질들을 데리고 말리로 돌아가려 했다고 밝혔다. 이 중 29명은 사살됐고, 3명은 생포됐다. 이들 중엔 캐나다 국적 2명을 비롯해 이집트·니제르·모리타니·튀니지 등 국적이 포함돼 있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이 사건의 일본인 인질 17명 중 7명의 사망이 최종 확인됐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도 2명의 시신을 추가 확인해 미국인 사망자가 3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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