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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현대화의 조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월남전쟁을 에워싼 한·미 공동관심사를 협의키위해 김국방이 오는 6월에 미국을 방문하리라는 설이 있다. 그리고 김국방이 미국을 방문하게 된다면 그는 지난3월 국군파월과 관련하여 미국이 보장한 국군의 장비현대화등 14개 조건의 급속한 이행을 요구하게 되리라한다. 일부보도는「맥나마라」미국방의 소집을 받은 이 돌연한 김국방의 방미가 지난번의「로지」주월미대사 방한과 깊은 관련이 있을것이라고 보도 하고 있다. 즉 주월한국군을 실질적인 군단규모로 늘리기위한 새로운 증파문제가 김국방 방미중에 논의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로지」대사가 제기하였다는 새로운 국군 증파설을 김국방 자신이 부인한 이상 꼭 그것을 믿으려하지도 않거니와 그럴수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른바 14개 조건의 조속한 이행촉구를 위해 김국방이 방미하든 안하든 이 문제는 대단히 시급한 실천을 요한다는 우리의 주장을 여기 다시 적어 두려한다.
지난3월, 미국이 보장한 14개 조건이라는 것은 국군의 장비 현대화를 포함한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첫째 휴전선 방위 강화를 위한 병력보충비용을 미측이 부담하는 것, 둘째 한국산품의 대월군납 증대등을 통해 한·미·월 경제 협력관계를 증진 시키는 것, 셋째 병기창 확장에 소요되는 시설을 제공하는 것 등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기로는 그와같은 보장조건들은 그 어느것도 만족스러운 이행을 보지못하고 있는 듯 하다. 국군의 월남차출에 따라 필연적으로 제기된 휴전선 방위력의 약화라는 문제는 우리의 국가안보상 대단히 긴요한 문제임에 이론이 있을수 없을 것이며 그밖에도 대월 수출에 있어서의「바이·아메리칸」정책의 완화나 대월군납 문제등은 우리의 국가이익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의힘할 수가 없을 것이다. 또 이상과 같은 조건의 충족은 우리가 월남에서 다하고 있는 역할로 미루어 보아서도 최소한의 것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의 국가안보상, 그리고 국가이익상의 필요가 최소한으로 요구하는 전기14개 보장조건들이 급속히 이행되어야 할것임을 다시 강력하게 요구치 않을수가 없다. 월남전쟁 수행을 위한 한·미 공동노력은 그것이 도덕적인 차원에 의해서만 뒷받침 되어야 할것이아니라 실질적인 면에서도 진전을 이루고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부담, 우리가 치르고있는 희생들을 새삼스럽게 들추어 낼 의사는 없지만 근자 M48「탱크」도입을 둘러싸고 일었던 말썽등은 우리로서 볼 때 심히 불쾌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만일에 미국이 보장했던 국군장비 현대화 문제가 장차에도 그렇듯 소홀하게 다루어진다면 우리는 솔직히 이야기해서 불안하다.
이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여·야는 앞으로 미국에 대해 지난날 국군증파의 선행조건으로 보당받은 14개 조항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할 것이라하나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미국자신의 성실에 관한 문제이다. 국군 현대화의 기본조건은 오직 미국의 성실에 달려있다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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