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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동맹 구상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오는 6월14일로 추두한「아시아·태평양 지역 각료회의」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구구한 억측·추측이 허다하였 거니와 본란은 동 각료회의가 어디까지나「아시아」·태평양 지역 자유제국간의 경제·사회·문화면에서 상호 협의·협조하는 상설기구로 까지 발전하기 위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면서 성원을 보낸 바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 우리는 동 각료회의가 많은「억측」과 추단에서 시사되어온 바와 같은 태평양 동맹 내지는 동북아 군사동맹 결성을 위한 실질적 계제가 되지 않기를 아울러 강조하였다.
하나는 그러한 지역별 방위동맹이 사실상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던 국제정치의 상황이 오늘에는 이미 과거지사에 속하게 되었으며 또한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아시아」·태평양 지역 제국으로서는 그러한 지역방위 기구에서 주도역을 도맡을 것이며, 도맡으려할 것임에 틀림 없는 일본의 영도산하에 들어가기를 기피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우리의 소견으로서는 단적으로 말하여 중공과의 최후적 핵전대결의 굳건한 결의와 아울러「아시아」·태평양제국 특히 중공주변의 인접 약소국의 방어·안보에 미국의 운명을 ?할수 없는 실정 때문에, 더욱이 그러한 지역방위 기구의 결성이 우리의 방어·안보 문제에 실제적으로 기여할 수 없는 것일 뿐 아니라, 오히려 경제적 측면과 정치면으로는 일본의 안보를 위주로 하는 부차적 내지는 지원적 의의밖에는 아무런 혜택을 기대하지 못한다는 점을 경고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한때 한국의 외무당국자에 의해서 강력히 부인되었던「아시아」·태평양 지역 각료회의에서의 군사 동맹 논의 운운의 보도를 다시 심심한 관심으로써 주시 하면서, 우리의 진정한 대공방위 안보태세의 확립은 어디까지나 실질적으로 중공의 핵공격력을 제제할수 있는 미국의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한·미 군사협조 체제의 강화에서만 이룩될 수 있다는 소신을 거듭 밝혀 두려한다.
오는 6월의「아시아」·태평양 지역 각료회의가 끝난뒤를 이어「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기구(ASPACTO)의 창설을 위한 별도회의가 한국·자유중국·태국·월남·호주등 제국을 모체로 하여 계속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구상되어 교섭중 이라는 소식은 일단 외교부 대변인의 입을 통해서『전혀 아는바 없다』고 부인되었지만, 만약 이러한 보도가 사실이라고 가정한다면 너무나도 시대 착오적이고 국제 정치현실에서 유리된 자위적 외교관이라는 기평을 모면할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러한 보도가 관측기구적인 성격이거나 오보 내지는 와전이기를 소원하며 따라서 위에 논급한 우리의 소견이 어디까지나 기우이기를 바라면서 오히려 명색으로만 그치는 듯한 감을 깊게 해주는 국군 장비 현대화를 위해서 보다 더 실효있는 대미교섭의 태세와 주력을 다해 줄것을 촉구하고 싶다. 더우기 근자 월남파병·증파의 대가인 것처럼 국군장비 현대화를 위해서 도입 되었다는 M48「탱크」가 일본의 군수공업에서 재생된 사용 불가능의 폐품무기와 다름없는 것이었다는 신문보도를 믿어야 한다면, 만만치않은 여러가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니, 누구의 무엇을 위해서 우리의 국군장비 현대화가 서툴러지는 것이냐의 의아심과 아울러 한국의 진정한 대공방위·안전보장확보의 길을 어디에다 구해야 되느냐의 문제에 대한 자명하고도 논리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실증이 되어야 한다고 믿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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