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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5개년 종합계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작보와 같이 문교부는 세계적 수준의 국립대학건설을 목표로, 이른바 「서울대학교 5개년 종합계획」을 마련, 고위층의 정책결정을 대기중이라고 한다. 동안의 골자는 현재 각처에 흩어져있어 사실상 종합대학으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는 동대학교 산하 11개 단대를 한군데로 통합 집중시켜 최신시설을 갖춘 세계수준의 국립종합대학을 건설하려는 것으로서 그 방안으로서는 ①기존시설을 전부 불하하여 수원 또는 서울근교에 새 대학도시를 건설하거나 ②기존시설을 그대로 두고 그 시설 내용만을 확충 강화하는 안 ③현재의 문리대(동숭동소재)·농대(수원소재)·공대(태능소재) 등 세「캠퍼스」에 모든 단과대학을 집중확장 시키는 안 등 3개 방안을 검토중 이라는 것이다.
해방20년 간의 침체했던 대학교육에 새 기풍을 불어넣고, 날로 저하돼 가고 있던 대학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마련했다는 이 안은 근래에 듣기 드문 쾌보로서, 물론 그 자체로서는 나무랄 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말이 아닌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실태, 그 중에도 특히 국립대학에서 행해지고 있던 한심스런 대학교육의 실태가 전적으로 이와 같은 시설상의 결함 때문이었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치더라도, 만일 이번과 같은 종합계획안이 실현된다면 그것은 확실히 우리나라 대학교육에 있어서의 획기적인 한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구상의 실현을 위하여서는 필요한 재원을 적기에 획득 념출 하는 재정상의 애로가 먼저 해결돼야 할 것임은 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와 함께 우리는 당국의 이번과 같은 구상이 한낱 인기전술을 위한 PR로만 그치지 않기 위하여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의한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당국의 심려를 촉구하고 싶다. 적어도 교육법에 규정된 수효만큼의 유능한 교수요원을 확보하고 이들에게 물심 양면으로 충분한 처우개선책을 강구할 것은 물론, 또 강좌제의 실시 등 모든 대학 행정이 전적으로 학문연구활동을 중심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그에 따르는 법적 행정적 뒷받침을 지금부터라도 과감하게 실천에 옮기는 일등이 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당국이 모처럼 작성한 문제의 「5개년 종합계획」에 대해서도 첨가해서 말할 것이 많다. 이「계획」에 의하면 당국자들도 서울대학교의 기존시설을 전부 불하하여 적당한 곳에 새로운 대학도시의 건설을「이상」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거니와, 우리는 기왕 이와 같은 장기계획을 구상한 바에는 그와 같은 구상이 이미 1960년에 공표 된 「유솜」의「한국국립 고등교육기관 실태보고서」에 지적된 지방국립대학과의 관련 하에서의 전반적 건의사항 및 방금 별도로 추진되고 있는 새로운 수도건설계획과의 밀접한 연관 하에서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며 또 그러한 새 대학도시의 건설계획에는 장차 대학생전원의 수용을 전제로 하는 기숙사 또는 요생활시설을 둘 것을 필수적인 조건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대학의 원래의 이름인 「칼리지」가 대학생들과 교수들 사이의 인격적 접촉과 「튜토리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른바 요생활에서 유래하였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는 기형적으로 팽창한 우리나라대학교육이 당국의 이번과 같은 원대한 계획으로 획기적인 질적 향상의 전기를 붙잡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몇 가지 우리의 희망을 첨언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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