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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동굴을 보고|상야 후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한국에 수많은 동굴이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널리 알려진 사실로 되어있다. 특히 대이곡동굴군의 탐험이 신문지상에 크게 보도된 뒤부터는 동굴에 대한 세인의 관심이 현저히 높아졌다. 이러한때 우리들이 한국을 방문할 수있는 기회를 얻어 한·일합동굴학술단의「멤버」로서 국내각지의 주요동굴을 볼수 있었다. 이조사 결과 첫번째로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동굴이 일본의 동굴에 비해 일반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강원도의 석회동이나 제주도의 용암동은 그가운데서도 가장 크게 발우하여 후자의 것 중에는 동양최대의 규모를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석측동내에서 볼수 있는 여러가지 동굴생성물도 강원도내의 동굴이 가장 발달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볼 수 없었던 것은 순수한 동굴진주뿐으로 종유석이나 석순은 물론, 극히 진귀한 연섭상석회화를 볼 수있는 동굴도 있었다. 그러나 존재가 널리 알려진 동굴에서는 동굴생성물의 파연이 눈에 띄었다. 중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종유석이 약용에 쓰인다는 미신이 한국에도 있다는 것은 가슴아픈일로 시급한보호책의 실시가 요망된다. 한국의 동굴동물은 지별한 것을 제외하고는 여태까지 기적적인 조사가 실시된 일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 의해 약백종에 달하는 동물이 채집되고 한국동굴동물상의 대요가 밝혀졌다.
이 가운데는 수많은 신종과 몇개의 신속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상세한 것은 금후연구결과를 기다려봐야겠다. 그러나 그 구성은 전체적으로 일본북동부것에 가깝고 거리적으로 가까운 일본남서부의 것과는 상당히 이질적이라고 말해도 좋겠다. 이것은 생물지리학상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라 아니할수 없다.
동굴동물이 가장 풍부한 지역은 역시 태백산주변이나 그외의 석회동에도 상당히 명매를 끄는 것이 있다. 특히 충청북도의 심복굴은 동물상이 풍부하고 그 가운데는 많은 특이한 종류가 있다. 이에 반해 제주도의 용암동굴에는 생물이 적고 이 지역을 특징 지을만한 것은 거의 볼수 없었다. 제주도의 동굴동물상이 빈약한 것은 아마도 이섬이 새로운 화산도로 거기에 본토와 격리돼 있다는데 유래한 것이다.
이번 조사중에 우리들은 이 나라 최대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는 강원도대이곡의 환선굴과 국내에서는 가장 아름답다는 경상북도의 성류굴등의 조사가 허가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에도 동굴협회가 창립될 기운이 싹터 장래 기초가 구축되려 하고 있다는 것은 진실로 기쁜일이다.
우리들은 이협회가 원만한 발전을 거듭, 장차에는 국제동굴학연합으로 부끄럽지 않은 성장이 있기를진심으로 기원하고 있다. 이번 합동조사가 그런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다대한 성과를 올릴수 있었다는 것은 오로지 중앙일보사의 양식과 노력에 의한 것이다. 긴안목으로 보아 한국의 동굴학에 대한 본사의 공헌은 실로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될것이다. 이 소문을 끝맺으면서 우리들은 중앙일보사에 마음으로부터 감사하며 덧붙여 앞으로도 한국동굴학 발전을 위해 조력해 줄것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편집자주=필자는 일본국립과학박물관에 근무하는 이학박사(동굴생물학)로 28세에 학위를 받았고 세계각국 7백여개소의 동굴생물조사 및 측량을 한 세계적인 동굴생물학자이며 동굴학자이기도하다.(당37세) 지난 3월30일 중앙일보사 주최 제1차 한·일합동동굴조사단의「멤버」로 참가했다가 5월13일 이한했다. 상야씨는 제2차 한· 일합동동굴조사를 일본측 주최로 일본에서 실시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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