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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대중적기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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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의 대중은 「위대한지도자」에 기연를 걸어왔다. 그러나 대중의 기대는 충족되지못했고 정치는 안정된 토대위에 올라서지 못했다. 공화당에 있어 박정희 총재는 거의 부가역의 권위로 당파정부를 통솔하고있다.
지난해 말. 국회의장단 개편때 박정희총재는 이효상·장경순「팀」의 유임을 소속 국회의패에게 지시했다. 그러나 총재의 지시를 거역하는 의원들에 의해 이른바 항명파동이 야기되었다. 1백10명의 의원중 50여 의원은 박총재의 지시와는 달리 투표했다. 결과는 총재의 지시가 콴철되고 「항명파동」의 주동인물로 지목된 김룡태·민관식 두의원은 징계 (6개월정권) 되었다. 이들 두의원은 박총재의 관용과 본인들의 근신으로 만기전에 정권이 해제되기는 했지만 그때 당이받은 정치적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은 둣하다. 이만큼 공화당에서 총재의 지시는 걸대에 가까운 힘을 갖고 관철된다.
공화당은 후진국의 지도자는 여론을 조작하고 대중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래서 공화당의 운영에 나타나고있는 절대적 통제력은 정치면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박대통령은 야당의 반대와 학생「데모」를 누르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실현시켰다. 정부가 하고자 하는일은 야당파의 타협없이도 공화당의 다삭의 힘으로 국회에서 승인되고 항정력을 통해 밀어 붙여지고 있다. 이같은 통제력은 정치과정을 넘어서서 항정력의만능화로 직결되고 말았다. 이때문에 의회와 당의 의사는 곧잘 정책결정에서 외면되고 의회는 위기를 거듭한것이다. 반면 야당에는 통제가 행사되지 못하고 있다. 한·일 협정비준을 전후하여 야당은 이협정의 추진세력인 공화당을 뒤로 밀어놓고 이른바 비준파동의 고된시련을 가로 맡았다. 이 원인은 야당의 분열에 있었다. 야당은 힘의 결집을 위해 민중당으로 통합했다. 당시까지 가장 강력한 「리더」였던 윤보선씨는 비준저지를 위해 야당회공의 총사퇴를 주장했다. 그는 총사퇴방법으로 소속의원의 탈당과 당해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중당의 지휘탑을 장악한 박순천「팀」은 윤씨의 투쟁방안을 찬성하지 않았다.
이리하여 세칭 수건파(박순천팀)와 강경파(윤보선팀)의 거친 싸움이 시작되고 끝내 수건파는『윤씨의 오도된 지도노선 청산을 선언』하고 강경파는『수건파는 여당과 야합한 세력』이라고 단정하면서 몌별했다. 누구도 이 상반된 투쟁방안을 조정하거나 어느한쪽으로 절대다수를 이끌어가는 지도력 내지는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때문에 야당은 통합을 굳히지 못하고 다시 분열하고 말았다.
『야당의 「리더쉽」』도 그것이 피지배층에 대한 조작과 지배의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본질적으로는 공화당과 동일하다』(조윤형의원의말)고 말한다. 다만 다른것은 집권당이 아니기 때문에 관철할수있는 힘, 즉 정치권력을 수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일협정을 둘러싸고 강·온파 양파가 대립했을 때 이중재의원은『최선의 방법일지라또 그것이 다수의 찬성을 받을수 없는데도 강요될때 이것은 최악의 방법이 되고만다』고 말했다. 유치송의윈은 지나간 야당지도자를 이렇게 얘기했다.
『인촌 (금성수씨)은「브레인」의 의견을 존중했다. 해공(신익희씨)은 문제가 생기면 사료나 보적을 통해 자기판단율 정리한뒤 다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유석(조병옥씨)도 때로 독단이 엾지 않았지만 그의결정은 세득력을 수반했다』는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야당에는 세득이 아니라 강력과 강요만이 있다는 것이다. 조윤형의원은『진정한 민주주의 지도자는 자기가 언제나 옳은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인용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의 정치적 「리더쉽」은 절대의 권위를 전제로한 권력지배였다. 믈론 우리의 후진성과 빈곤은 이같은 권력지배를 가능하게 했다. 대중의 불만은 채워지기 어렵고 이래서 지학자는 대중의 길항요소를 힘으로 눌러왔다. 그리고 이같은 힘을 행사하는 절대의권위는 이른바 관녹이라는것을 전제로 했다(조의원의말)는 것으로서 대중과 정치권력이 유지되어온 현실을 실명했다. 우리는 근대화와 민주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대중의 이익은 「리더쉽」의 정당성으로 되어야 한다는 공통된 기준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에게 대중적 기반이 없다. 이때문에 정치적 실력자는 그가 새로운 지도자상을 형성하는 거름으로 자기를 던지는 정열이 현단계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유치송 조윤형등 민중당의 소장의원들은 『정략가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만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말을 상기시켰다. 『다음 선거를위해 대중에 무 정견하게 영합하거나 부순하게 대중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내다보고 정치를 이끌어가고 좌표를 설정하는 「리더쉽」-. 이「리더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치풍토, 그리고 이 풍토를 형성시키는 「엘리트」, 이른바 선량에도 문제가있다』고 결론지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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