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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아내여…늦기 전에(?) 편지하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여기는 월남 땅 「투이·호아」. 멀리 동쪽 하늘에 우편물을 실은 수송기가 보이면 「편지가 온다」는 청룡부대원들의 환호성이 넓은 황야에 물결칩니다. 그러나 그리움과 반가움에 휩싸였던 몇몇 전우의 얼굴에 금시 실망의 그림자가 깃들입니다. 그렇게도 기다렸던 편지를 받지 못한 것입니다. 여기서 골탕먹는 것은 체신병, 상관의 경우 당장 「너라도 편지 써서 우표붙여 가지로 오라」고 농담으로나마 고함치는 것입니다.』
이 사연은 청룡부대 항공대 소속 체신병 서무현 병장이 본사에 보내 온 편지의 한 토막.
그는 이어서 『가느다란 허리에 꽉 달라붙은 하체의 양쪽 깃이 갈라진 「가오자기」옷을 입은 월남 여성들은 쉴 사이 없이 이국땅 향수에 젖은 몸을 유혹하는데 마음을 가다듬을 길이란 애정어린 위문편지뿐-. 청룡의 아내들이여 후회없게 하루에 열 통씩만 편지를 쓰시기를…』라고 끝맺었다.
멀리 월남땅에서 고국으로부터의 편지를 목마르게 기다리는 젊은이의 숨김없는 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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