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증권사 사이버 경쟁 '고객 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개선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안방에서 단말기만 클릭하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여름 삼성.LG증권 등이 새로운 HTS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대우.굿모닝.한화.동원.미래애셋증권 등이 신형 HTS를 선보였다. 업그레이드(기능 향상)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아 "공동망을 개설하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증권사들은 독특한 HTS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사이버 거래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면서 HTS 성능이 증권사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사이버 금융 평가업체인 스톡피아는 "새로운 HTS들은 속도.안정성.맞춤정보 측면에서 한발 진보했다"며 "사이버고객을 잡기 위한 과당경쟁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톡피아의 중간 분석에 따르면 LG.현대.미래에셋.삼성증권의 HTS 는 각종 동호회를 통한 투자정보 교환이 활발하고, 매매환경 분야는 대신.삼성증권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대신.LG.대우.삼성.현대의 HTS는 웹사이트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확대돼 투자정보 검색 부문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새 HTS들은 경쟁업체의 장점을 그대로 베껴 매매시점 포착.자동 및 분할 매매.챠트 기능 등이 엇비슷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선물.옵션 거래기능을 강화했고 데이트레이더들을 위해 분(分)단위 챠트 등 기술적 분석 기능도 보강했다. 까다로운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기관투자가의 펀드매니저들이 사용하는 전문가용 거래 시스템 수준까지 올라간 셈이다.

최근에는 안방에서 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제품이 등장하는가 하면 자신의 입맛에 따라 화면을 자유롭게 재구성하는 맞춤식 제품도 선보였다.

HTS 성능 경쟁과 함께 사이버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도 가열되고 있다.

굿모닝증권은 '굿아이넷2002'의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신청하면 수수료를 0.03% 더 받는 대신 고급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현대증권은 HTS를 이용해 은행.보험.카드 거래내역은 물론 투자자들의 e메일 주소까지 관리해 준다. LG증권은 단골고객에게는 집으로 찾아가 맞춤 화면을 구성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형 HTS를 선보인 증권사들은 전국을 돌며 사이버 트레이딩 교육을 펼치고 있고, 각종 경품행사를 통해 고객 끌어모으기에 안간힘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이트 팍스넷의 박찬근 홍보팀장은 "처음으로 사이버거래를 시작하는 투자자라면 HTS 성능보다 해당 증권사가 교육서비스를 잘 시키는지 또는 콜센터 직원들이 친절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HTS를 고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철호.하재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