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맥도웰, 친정팀 상대 트리플더블

중앙일보

입력

프로농구 최우수외국인선수(MVP) 3연패에 빛나는 조니 맥도웰(30.인천 SK)이 자신을 내친 친정팀과의 첫 대면에서 본때를 보여줬다.

맥도웰은 6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첫 트리플더블(18점. 12리바운드. 11어시스트)을 기록하며 인천 SK에 시즌 2번째 승리를 선물했다.

그에게 트리플더블보다 지난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KCC와의 첫 경기에서 인상 깊은 플레이를 보였다는 것이 더욱 의미가 깊었다.

97-98시즌 KCC의 전신인 현대에 입단한 맥도웰은 가드 이상민과 찰떡 궁합을 이루며 3시즌 연속 팀을 정규리그 챔피언에 올려놓았고 자신도 3시즌 내리 외국인 MVP에 선정돼 국내 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용병으로 인정받았다.

또 실력뿐 아니라 소속팀과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 '외국인 코치 1호'로 탄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까지 듣던 그였다.

그러나 맥도웰은 지난 시즌 힘에 의존하는 단순한 플레이스타일이 노출되면서 예전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소속팀 현대도 정규리그 6위에 머무른 뒤 6강플레이오프에서 SK에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맥도웰은 원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낸 현대의 팀 쇄신 작업과 맞물려 재계약에 실패했고 뿌리를 내리려 했던 정든 팀을 떠나 인천 SK의 유니폼을 입고 새출발했지만 불안감도 적잖았다.

이번에도 지난해와 같은 부진을 반복한다면 그 다음은 불보듯 뻔한 일. 그러나 올시즌 개막 후 맥도웰이 지금까지 보여준 활약은 성공을 기약하고 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이날도 맥도웰은 타고난 힘과 점프력, 그리고 그간 국내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친정팀을 유린했다.

단순히 득점에만 치우치는 게 아니라 위기 때마다 게임 리더의 역할까지 자임하면서 위기 때마다 알토란같은 슛과 리바운드로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어시스트도 무려 11개나 기록했다.

자신이 무리하게 득점을 노리기 보다는 장신의 얼 아이크에게 완벽한 기회를 내주는 등 경기를 이끌어나가는 시야까지 부쩍 늘어 막판 추격에 나선 친정팀을 애타게 했다.

자신보다 나이가 7살이나 어리고 한국 무대도 처음 밟는 아이크를 평소 열의있게 지도하기까지 했다는 맥도웰이 '제2의 성공 시대'를 다시 열어갈 지 주목된다. (전주=연합뉴스) 이승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