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최고영업책임자 스탠리 오닐 각광

중앙일보

입력

지난 7월 사장 겸 최고영업책임자(COO)로 선임된 메릴린치증권의 2인자 스탠리 오닐(50.사진)이 각광받고 있다고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이 5일 보도했다.

그가 데이비드 코만스키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오닐이 코만스키의 후임으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음을 뜻한다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코만스키는 2004년 퇴임 예정이나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닐이 그의 바통을 받을 경우 그는 월가 최초로 대형 증권사의 흑인 CEO가 된다.

오닐은 최근 자산규모 1백만달러 이상의 고객에 영업력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소액투자자들은 회사이익에 별 도움이 안된다는 시각에서다. 이에 맞춰 전체 인력의 15%인 1만명을 감원할 방침이다.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비용지출액의 10%인 20억달러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구조조정을 통해 자신의 오랜 경쟁자들을 쫓아냈다. CEO 후보로 거론되던 제프리 피크 자산운용책임자와 윈스롭 스미스 국제영업책임자에게 '물을 먹여'스스로 회사를 떠나게 만들었다.

오닐의 긴축정책은 이사회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이사회는 코만스키의 합병과 인력확충 정책이 수익성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업무를 총괄하며 뛰어난 비용절감 능력을 보여온 오닐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흑인 노예의 손자인 오닐은 고교 졸업 후 제너럴 모터스(GM)공장에서 일하다 사내 대학을 거쳐 하버드대 MBA를 마친 의지의 인물이다. GM의 기업 인수.합병(M&A)사업을 총괄하다 1986년 메릴린치 투자은행 부문에 합류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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