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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글 국방 인준 막아라” 미국 네오콘 똘똘 뭉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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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척 헤이글

공화당 상원의원 출신인 척 헤이글(사진)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두꺼운 장벽과 마주쳤다. 네오콘의 반대다. 뉴욕타임스는 13일자에서 네오콘이 헤이글에 맞서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오콘은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초강경 외교·국방 정책을 주도한 신보수주의자들로, 미국 공화당의 정책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헤이글 지명에 반대하는 네오콘의 움직임은 언론인 위클리스탠더드, 싱크탱크인 AEI, 그리고 지난해 밋 롬니 선거운동에 1억 달러를 기부한 카지노 부자 셀던 아델슨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유대인 연대’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네오콘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간지 위클리스탠더드의 윌리엄 크리스털 편집장은 14일자에서 “헤이글이 이란 제재에 찬성하고 이스라엘을 지지했다고 강변하는 건 난센스”라며 “상원의 표결 기록을 보면 헤이글은 줄곧 이스라엘과 반대 입장에 서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로비그룹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등이 헤이글 반대운동의 전면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보수단체인 ‘이스라엘을 위한 긴급위원회’는 TV 광고 등을 통해 헤이글 지명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애리조나), 밥 코커(테네시) 상원의원 등도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헤이글을 국방장관에 지명한 건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는 “실전 경험이 있고, 사업가로 성공했으며, 국제 정치에서 무력 이외의 대안이 있다고 생각하는 상원의원 출신(헤이글)이 국방장관이 되는 건 네오콘 입장에선 최악의 악몽일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글에 대한 네오콘의 반대가 일종의 위기 의식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다.

 네오콘이 조직적인 반대 운동에 나서자 백악관과 헤이글도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헤이글은 국방장관에 지명된 뒤 이번 주 초 유대계 정치권에 큰 영향력을 지닌 찰스 슈머(뉴욕·민주당) 상원의원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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