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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상류서 유물발견|햇빛본「구석기시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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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반도에서 20만년전에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이 연세대에 의해 드러나고 있다. 동대학 사학과로 구성된 선사유적 발굴대는 충남 공주군 장기면 석장리에서 구석기시대의 사람이 사용했다고 믿어지는 석기를 다수 발견하고 그것이 7천년 이상, 때로는 20만년 이상 소급될수 있는것 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발굴대는 고고학분야에서 새로운 연구방법을 시도하여 4월3일부터 1개월간 금강상류(공주기점 10여킬로) 강기슭에서, 중석기 내지 구석기시대에 걸쳐 8단계로 구분되는 돌을 5천여점 채집했다.
손실기 교수에 의해 인솔된 발굴대는 옛 사람들이 석기를 만들던 장소라고 추측되는 곳을 10「미터」쯤 파들어가는 동안 중석기(7천~1만년전) 후기구석기(1만~6만년전) 중기구석기(6만~20만년전) 전기구석기(20만~60만년전)시대의 유물을 각각 발견했다고 밝혔다.
채집한 돌은 인공이 가해진 흔적이 있는 규질암 화강암 석영질 반암 등이었는데 땅의 표면에 가까운 것은 2, 3「센티」의 작은 것들이나 깊이 들어 갈수록 20「센티」에 이르는 큰돌이라고 손 교수는 말했다. 곧 역사가 내려올수록 세밀하게 깎은 돌조각이나 더 오래된 석기는 강변의 자연석에 가까운 것이었다.
돌끼리 부딪쳐서 어느 부분을 뾰족하게 하고 혹은 날을 세운 이석기들은 마제석기처럼 잘 다듬어지진 않았지만『인간이 쓴 최초의 기구로 주먹도끼 찍개 자르개 긁개로서의 용도를 능히 상상케 한다』고 교수는 설명했다.
지표에서 2「미터」깊이의 제1문화층은 규질암과 유문암의 세석기였고, 제2문화층은 석영질과 화강암의 작은 격지(박편)로 1, 2층의 중석기시대 유물은 농경채취에 쓰이지 않았나 보고 있다.
3·5「미터」깊이로부터 시작된 제3문화층은 석영질의 몸돌을 썼으며, 제4문화층은 주로 자갈돌과 반암으로 만든 격지와 몸돌이 반반이다.
이들 3, 4층은 1만년이상 소급하는 후기구석기시대의 것으로 돌날이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발굴의 핵심부인 제5, 6문화층의 중기구석기 유물은 석영질의 몸돌(크기15~20센티)로 된 것으로 찍개 자르개 주먹도끼등 수렵과 관련해 생각할 수 있다고 발굴대는 말했다. 그러나 제7, 8문화층에선 극히 적은 석기가 발견될 뿐이어서 그것이 전기 구석기에 속하는 것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그 밑 지층에서 새로운 문화층이 발견될 가능성조차 없지 않다고 시사했다.
손 교수는 이들 원시인들이 오늘날의 한국인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말하진 않았으나 앞으로 그들의 주거지가 발견되고 동양일대의 그것과 비교연구가 이루어진다면 한국의 선사문화권이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발굴대는 이번 제3차 작업을 오는 5일로 끝맺을 예정이다.<공주=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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