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기업인도 존경 받는 사회돼야

중앙일보

입력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체제로서의 자본주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자본주의에선 기업이 핵심이다. 이는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산주의 국가에도 기업은 있다.

위기의 본질은 제조업 경영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다. 기존의 경영자는 국내에서 사업을 계속할지, 아니면 해외투자를 해야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일부에서는 기업정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제조업 경영자가 사라진다면 자본주의는 멸망할 수밖에 없다. 경영자가 되는 것을 기피하는 이유는 기업 경영인에 대한 적대적인 사회환경 때문이다.

그동안 경제정책은 경영에 대한 지원보다는 통제에, 생산보다는 분배에 치우쳐 왔다. 이 결과 기업에 적대적 노사문화가 형성됐으며 사회적으로 제조업 경영자는 기피직업이 됐다.

한국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2%에 달한다. 수출경쟁력이 없어지면 한국경제에 미래는 없다. 제조업이 없으면 유통산업도 없다.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중국 등 나라들은 해외투자자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우리 정부도 해외투자자를 유치하는 데만 매달려서는 안된다. 국내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함으로써 이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게 하는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국내기업이 한국을 떠나는데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하겠는가. 중요한 것은 제조업 경영자가 신바람나게 사업하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도록 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정부는 자본주의에 충실한 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학춘 <동아대 교수 법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