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또 버스 성폭행 … 이번엔 시댁 가던 새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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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인도 뉴델리 여대생 버스 성폭행 사건의 충격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인도 북부에서 또 다른 버스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AFP통신에 따르면 11일 밤 인도 북부 펀자브주(州) 구르다스푸르 구역에서 소형 버스를 타고 가던 29세 기혼 여성이 버스 운전기사와 조수 등 7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버스엔 승객으로 피해 여성만 타고 있었다. 버스 기사는 여성이 하차할 정류소를 지나쳐 인근 도시 암리스타로 납치했다. 이후 버스 기사와 조수는 전화로 불러낸 5명의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인적이 드문 건물로 끌고 가 여성을 집단 성폭행했다.

 피해 여성은 친정에서 시댁으로 가던 중 봉변을 당했다. 범인들은 다음 날 새벽 시댁이 있는 마을 근처에 여성을 버리고 도주했다고 AFP통신이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은 다음 날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나서 현재까지 용의자 6명을 검거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뉴델리 여대생 사망 후 인도 사회에서 여성 인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 수도 뉴델리에서 23세의 여대생이 남자친구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다 남성 6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크게 다쳐 싱가포르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3일 만에 사망했다. 현재 피의자 중 5명은 재판을 받고 있으며 미성년자인 한 명은 소년법원에 설 예정이다.

 앞서 10일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도 7세 소녀가 납치돼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인도에선 연일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12일에도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에서 성폭행당한 16세 소녀가 분신 자살을 기도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성폭행 여대생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인도 전역에선 성폭행 사범에 대해 사형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인도 전역엔 현재 4만여 건의 성폭행 사건이 계류 중이다. 하지만 더딘 재판 진행으로 이 중엔 발생한 지 10년 지난 것도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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