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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에 멍드는 가계부|가정학회「세미나」에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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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제문제는 가계에서 출발, 그 가계에 귀속된다. 우리의 생활실정, 그리고 가계를 윤택하게 하기 위한 생활개선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지난 23일 하오 경기여고에서 열린 대한가정학회주최「세미나」에서 이현재 교수(서울상대)는 모든 경제활동은 소비 내지 가계운영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60년을 기준으로 64년말까지 5년 동안의 우리 생활현실은 어떻게 변동했는가. 통계에 나타난 소비자 가격은 80%나 증가했다. 한편 소득의 성장율은 불과 15%. 더구나 저소득자의 중요한 지출대상이 되고있는 곡물류가 2배 이상이나 증가됨으로써 저소득자의 생활에 압박이 컸음을 말해준다.
보다 소득의 수준을 높여 생활의 새로운 방향을 마련하려면 수입의 원천을 다양화시키는데 있다. 그 방법은 ①가내에서 쉬고있는 노동력을 이용하는 수공업의 방향을 개척하는 길이다. 구미 선진국에서는 기계화의 발달로 손으로 만든 섬세한 제조품이 환영을 받음으로써 해외시장 개척에도 큰 역할이 될 수 있다. ②전 지출액의 25%를 차지하는 잡비의 지출(의료·교통·미용·관혼상제비 등)은 가능한 한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관혼상제 비는 총 소득 중 2%를 차지한다. 면목만을 생각하고 힘겨운 지출을 하여 가계를 멍들게 해서는 현명한 태도가 못된다.
한편 지나친 교육열로써 농촌가계가 빈곤하게 되고있는 사실은 큰 문제중의 하나이다. ③비소비 지출부문(이자)의 억제와 식생활의 개선, 그리고 체면과 전시효과를 위해 가계를 침식당해서는 안 된다.
한편 이 교수는 현재의 여건에서 생활수준을 개선하는 방향은 가계구조 안에서 개선책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계부는 쓰는 그 자체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생활 개선방향에 실천적「데이터」가 되어야한다. 현재 나와있는 가계부에는 금액과 적요란만 적혀있는데 가계부에는 구성비의 표시가 있어야 하고, 수입원천과 지출, 소득, 소비자 물가의 변동도가 표시될 수 있어야 사전 계획액과 사후 결산액의 차질을 분석할 수 있고 이 달 통계를 밑바탕으로 다음달의 예산을 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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