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화채권 더 이상 싸지 않아, 투자 비중 축소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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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한국 원화 표시 채권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채권값 하락) 리스크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블랙록은 3조6730억 달러(약 390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조엘 킴(사진)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지역 채권운용팀 총괄은 10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도 많은 투자자금이 아시아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이라면서도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과 대만은 시장 금리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국가의 현지 통화 표시 채권에 대해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엘 킴은 한국의 원화 표시 채권에 투자할 때에는 장기채보다는 단기채를 주로 편입하는 방법으로 금리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투자자들도 한국 채권을 미국채에 이어 가장 먼저 편입해야 할 투자 대상으로 인식하게 됐다”며 “저평가됐던 한국 채권이 적정 가격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시아 퀄리티 채권펀드에서 현재 미국 달러 표시 한국물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4% 정도다. 적정 포트폴리오 비중은 20%가량이지만 금리 리스크를 감안해 투자 비중을 줄였다고 한다.

 그는 올해 전반적인 아시아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조엘 킴은 “지난해 글로벌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지만 아시아 채권보다는 주로 아시아 주식시장에 집중됐다”며 “채권시장에 들어온 돈도 아시아보다는 중남미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채권에 몰렸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위험률 대비 수익률이 양호한 아시아 채권에 글로벌 자금이 계속 유입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중국 부동산, 인도 등 일부 아시아 국가의 은행채, 인도네시아 내수 관련 채권을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제시했다. 조엘 킴은 “지난해 아시아 채권(현지 통화 표시)이 평균 두 자릿수(12%)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도 한 자릿수 후반대의 수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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