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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연기 합헌” 차베스 손 들어준 베네수엘라 대법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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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9일(현지시간) 열린 각료 회의에서 소형 헌법책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카라카스 로이터=뉴시스]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손을 들어 줬다. 루이사 에스테야 모랄레스 베네수엘라 대법원장은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차베스 대통령이 10일 의회에서 취임선서를 하지 못해도 이날 이후 언제라도 대법원에서 선서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국영 매체 베네솔라나 데 텔레비시온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쿠바에 머물고 있는 차베스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헌법에 따라 30일 안에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모랄레스 대법원장은 야권이 요구한 대통령 건강평가의료위원회의 구성도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번 대법원의 결정으로 차베스 대통령은 당분간 대통령직을 유지하게 됐다. 취임식은 연기됐지만 10일 오전 수도 카라카스에선 대대적인 차베스 지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엔 남미 좌파정권의 전·현직 정상들이 모여 차베스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 페르난도 루고 전 파라과이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차베스가 치료를 받고 있는 쿠바 수도 아바나를 방문할 예정이다.

 하지만 앞으로 베네수엘라 정국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14년간 차베스의 카리마스와 오일머니로 유지된 좌파연합이 언제까지 병상의 차베스를 지켜볼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는 차베스 사후를 준비하고 있다.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과 베네수엘라사회연합당(PSUV)을 장악한 디오스다도 카베요 국회의장의 권력 다툼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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