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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많은 청춘을 병상에서|수술 열 번해도 후회 않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4·19때 왼쪽 무릎에 총상을 입은 신정식(21·명지대 가정과 2년) 양은 다시 돌아온 그 4월의 화요일을 쓸쓸한 병상에서 맞았다. 그날 세종로 네거리에서 입은 총상이 급기야 골수염으로 번져 신양은 6년래 열 번째의 수술을 받으며 꿈 많은 소녀의 나날을 「베드」에서 보냈다.
그날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했다.
많은 오빠들이 광장과 네거리에서 함성을 지르던 그 때, 겨우 덕성여중 2년생이었던 신양은 학교에서 나오는 길로 세종로 네거리에 나섰다. 어린 마음에도 솟구치는 울분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데모」대열에 끼었다는 것이었다.
목이 쉬도록 함성을 질렀다. 그 뒤로는 어떻게 다쳤고 병원에 입원했는지 잘 모른다 했다. 원호처의 알선으로 그 뒤 적십자 병원에 옮겨졌다.
항상 시들시들 앓는 몸으로 대학에 진학까지 했어도 상처는 자꾸 만성 골수염으로 번져 그 동안 열 번의 수술을 받을 만큼 병원에 뉘어지곤 했다. 지난 21일 또 재수술을 받은 이래 증세가 훨씬 나아져 그녀는 이날 상쾌한 기분으로 입원중인 적십자 병원 219호실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꿈 많은 날을 병상에서 보냈어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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