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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봄 생선 조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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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시세>
수년래에 처음 보는 조기 풍년이다. 조기는 우리 나라 수산물 중에 중요한 것이고 각 가정에서 환영하는 대중적인 봄 생선이다. 금년에는 윤달이 들었는데도 철이 예년에 비해 빠르고 많이 잡혔다. 15일 현재 서울에서는 한 상자(30∼35마리)에 7백50원.
요즈음 서울에 들어오는 조기는 목포와 인천근해에서 잡히는 것인데 앞으로 10여일 후면 연평도 근해로 조기떼가 몰려와 서울의 조기철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중앙수산시장 정선갑씨는 전망하고있다.

<종류와 영양가>
서울근방에서 많이 먹는 노리끼한 「참조기」, 흰 빛깔의 「백조기」, 참조기보다 큰 「부새」, 김장에 넣는 조그만 「강달이」, 거무스름한 「흑조기」 등이 있다. 민어도 조기 종류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조기를 말할 때는 참조기를 말한다.
조기는 한 마리에 「칼로리」가 80이고 단백질과 지방질, 「칼슘」, 인, 철, 「비타민」A, 「비타민」B1, B2가 포함되어 있다. 보통 다른 생선보다 지방이 적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되어 노인이나 어린아이들까지도 마음놓고 먹을 수 있다.

<생선요리>
조기는 생선굴비, 젓갈 등으로 제철뿐 아니라 일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생선으로는 소금구이, 지짐, 조림, 중국식튀김, 조기국 등으로 조리한다. 소금구이는 소금을 뿌려서 하룻밤쯤 재워서 굽는 것이 간이 삭아 맛이 더하다. 조기철에 기름진 조기를 쑥갓을 넣고 국을 끓이면 별미에 속한다.
먼저 쇠고기를 다져서 볶아 가지고 물을 부어 끓이다가 조기를 넣고 조기가 대강 익으면 쑥갓을 넣는다. 조기는 살이 익으면 금시 먹도록 하고 쑥갓의 향기도 함께 살리는 것이 비결이다. 그래서 조기국은 손님을 앉혀놓고 끓여야할 음식이다.

<저장요리>
굴비는 초봄에 전남영광의 「오가재비」 굴비가 제일 굵고 맛이 있다. 오가재비는 다섯 사리에 잡힌 알이 찬 조기인데 물고기는 어느 것이나 알이 찼을 때가 가장 살이 많고 맛도 좋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가정마다 주기철에 굵은 조기를 굴비로 말려 일년 내내 두고 밑반찬으로 삼는다. 굴비를 말릴 때는 아가미를 벌리고 내장과 조름을 꺼낸 후 뱃속에 소금을 채워 넣고 거죽에는 소금을 뿌려서 사흘쯤 두었다가 소금기가 스미고 퍼진 다음 말리기 시작한다. 내장 속에 소금기가 없으면 말리는 동안에 상하기 쉽고 맛도 덜하다.
조기젓은 조기보다 잔 것을 이용한다. 조기를 깨끗하게 손질하여 소금을 아끼지 않고 한 마리 한 마리에 듬뿍 뿌린다. 조기젓 맛이 산뜻하지 못한 것은 소금이 부족한 때문이다. 그리고 조기가 소금물에 잠기도록 무거운 돌로 꼭꼭 눌러둔다. 조기젓은 김장때 많이 쓰지만 반찬으로 이용하면 입맛 없을 때 입맛을 돋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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