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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국내시장서 애니콜이 노키아 앞서

중앙일보

입력

세계적인 조사기관 가트너그룹이 최근 발표한 세계 휴대폰시장 1위는 점유율 34%의 노키아다.

지난 98년 모토로라를 제친 이후 줄곧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은 세계 6위(6.9%)다.

한국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사정이 달라진다. 삼성전자 애니콜이 시장점유율 50%선으로 부동의 1위다. 노키아의 판매실적은 저조하다.

노키아가 지난 3월 한국시장 문을 두드린 이후 만만찮은 반격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 1위와 국내 1위의 승부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 삼성 애니콜의 성공신화=84년부터 형성된 국내 휴대폰시장에서 모토로라는 10년 이상 독주했다.

93년만 해도 모토로라의 시장점유율은 56%였지만 삼성전자는 15%에 불과했다. 하지만 94년 10월 애니콜 브랜드를 단 첫 제품(SH-770)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애니콜은 그 해 26%로 올라선 뒤 95년 7월 51.5%를 기록해 45.9%의 모토로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지형에 강하다'는 슬로건이 국내 이용자들에게 먹혀 들었기 때문이다.

96년 CDMA 서비스가 개시되자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의 CDMA 휴대폰(SCH-100)을 출시하며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고려대와 스탠포드대 교수진이 98년 평가한 애니콜의 브랜드 가치는 5천2백44억원에 달한다.

96년 9월부터는 미국.중남미.동남아.유럽 등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여성들이 호감을 가지는 디자인과 소형화, 시장점유율에 구애받지 않는 고가정책으로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 수출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 노키아의 반격=한국시장 진출을 공식선언한 노키아는 6월부터 제품을 공급했다. 한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노키아8887'(셀룰러)과 '노키아8877'(PCS) 두 모델을 개발해 내놓았다.

무게도 75g으로 경량화했고, 형태도 초슬림 폴더형으로 설계했다.'단순함'을 앞세운 광고전략도 한국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판매실적은 아직 좋지 않다. 한 대에 35만원대를 고수하는 고가전략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CDMA2000-1x 제품이 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걸맞는 모델을 내놓지 못한 점도 매출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노키아는 고객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전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키아의 '케어 서비스'다.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 잇따라 문을 연 노키아 케어센터는 전문 교육을 받은 직원이 애프터서비스.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제품수리 등의 모든 서비스를 지원하며 고객과의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고객친화 전략에 세계 선두기업의 기술력과 영업력이 보태질 경우 노키아는 한국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낙연 기자 yan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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