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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머잖아 '청소.길안내' 까지

중앙일보

입력

잠은 물론 안 자고, 지치지도 않는다. 이같은 로봇은 아직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환상의 로봇일 뿐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앤드루처럼 사람을 닮은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한적이긴 하지만 두 발로 걷고 말하며, 얼굴 표정을 흉내내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로봇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국가 지능로봇기술 발전 기본계획(안)을 최근 마련, 부처간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대대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다가올 '로봇 시대'를 대비하자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종오 박사는 "인공지능과 나노기술 등의 발전에 힘입어 산업용 로봇과는 다른 청소 로봇, 노약자 보조 로봇 등 개인 용도별 로봇이 10여년 쯤 뒤에는 대중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제한적으로 사람 흉내=휴먼 로봇은 공장에서 위험한 일이나 반복적인 일을 하는 산업용 로봇과는 다르다.

우선 겉 모습을 머리.귀.두팔.두발.손가락까지 사람 모습,또는 동물 모습으로 만든다. 친밀감을 줘 인간의 생활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공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람을 닮은 일본 혼다의 아시모▶일본 소니의 애완견 로봇인 아이보와 사람을 닮은 SDR-3X▶미국 MIT대의 코그 등이 지난해까지 로봇 열풍을 몰고 왔던 작품들.

올해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아미▶KIST의 아이작▶일본 NEC의 패페로 등이 새로 선보인 대표적인 휴먼 로봇들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비행사를 대신할 로봇인 로보너트를 개발 중이다.

1m55㎝ 키의 아미는 진공청소기로 집안을 청소하고 공을 집어오는 등 간단한 심부름을 할 수 있다.

20대 남자 목소리로 말하며 30단어 정도를 알아듣는다. 가슴 부분의 액정 화면의 색깔로 감정 표현도 한다. 내년 시판할 예정인 아이작은 "오늘 날씨는"이라는 질문을 하면 말로 알려주고 청소도 한다.

패페로는 약 6백50구절의 말을 알아듣고, 10명 정도의 사람 얼굴을 식별할 수 있다. 아시모는 두발로 계단을 오르내리고, SDR-3X는 손과 발을 움직이며 춤을 춘다.

◇ 용도별로 개발=대부분의 휴먼 로봇은 아직 극히 제한적으로 사람을 흉내낼 수 있을 뿐이다. 사람처럼 많은 말을 알아듣고, 상황에 맞춰 행동하도록 만들려면 슈퍼컴퓨터 서너대를 합한 것보다 더 고성능의 컴퓨터와 기계적인 부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가장 먼저 대중화할 휴먼 로봇은 가정 생활 보조용.완구용.특정 작업용.시각 장애인 안내용 등과 같이 분야별로 특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선진국과는 5년 내외의 기술 격차=우리나라의 로봇 기술은 미.일 등 선진국과 5~8년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은 평가하고 있다.

보행 기술이 선진국의 60% 수준으로 가장 낮고, 지능 기술과 인간.로봇간 의사소통 기술은 70~80%, 네트워크 기술은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로봇 관련 논문 발표 수는 세계 3~4위로 성장 잠재력은 크다.

박방주 기자

***과기부서 무얼담고 있나

과학기술부와 과학기술평가원이 마련한 국가지능로봇기술 발전 기본계획(안)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로봇 기술 개발에 착수해 2011년까지 세계 3위의 로봇 강국을 건설하자는 게 목표다.

로봇이 산업.국방.의료.개인 생활 등을 획기적으로 바꿀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천8백억달러(약 2백30조원)로 추산되는 2010년의 세계 로봇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자는 것도 개발 전략의 핵심이다.

로봇단지와 로봇전문연구소도 세울 계획이다.

기술개발은 내년부터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2002~2004년에 얼굴.사물을 알아보는 기술, 평탄하지 않은 곳의 주행 기술 등을 ▶2005~2007년에는 환경이 변해도 사물을 식별하는 기술을 포함해 잡음 속에서 말 알아듣기.자율 학습 기능.두발 보행 기술 등을 ▶2008~2011년에는 사물을 입체로 알아보고 언어를 이해하며 인간 행동을 자율 학습케 하는 등 고성능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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