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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구장분석(26) - '꿈의 구장' 미리보기(6)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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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캐나다에 연고를 두고 있는 팀은 두 팀이 있다. 바로 토론토를 프랜차이즈로 한 블루제이스와 몬트리올에 연고를 두고 있는 엑스포스가 그것.

프랑스 이주민들이 다수를 형성한 퀘벡주의 몬트리올은 야구에 관한 한, 한국과는 인연이 깊은 도시다. 프랜차이즈팀인 엑스포스에 김선우, 송승준등 국내파 선수들이 진출해 있고 벤치 코치에 웬델 김이라는 한국계 미국인이 있기 때문.

엑스포스는 현재 1977년에 개장된 올림픽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올림픽 스타디움은 1988년에 스타디움 인근의 타워를 세우는 동시에, 지붕을 얹어 인조잔디를 깐 돔구장의 형태를 완성했다.

하지만, 돔이 가지는 문제점이 많이 발생했다. 26개의 강철 케이블로 올려진 지붕이 마치 거대한 우산처럼 타워쪽으로 접혀지도록 설계되었으나 실제로는 불가능했다.

게다가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케블라로 된 지붕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만 연간 70만달러에 이르렀으며 여닫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45분 이상 걸렸다.

결국, 엑스포스는 1997년 문제많은 케블라 지붕을 완전히 걷어내고 1999년 새 지붕을 다시 설치했다.

하지만, 인조 잔디와 금속성 볼파크가 주는 혐오감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2000년 2월에 이르러 제프리 로리아 엑스포스 구단주가 몬트리올 중심가에 새 볼파크를 건설할 것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인조 잔디가 야구 경기에 미치는 폐해를 경험한 엑스포스는 새 볼파크에 천연 잔디를 깔기로 결정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으며, 구장 방식도 돔구장이 아닌 36,287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노천 구장(Open Air) 방식을 채택했다.

로리아가 예상한 총 건설비용은 2억달러. 몬트리올시와 엑스포스가 50 : 50을 분담하는 형식으로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측이 부담할 1억달러는 지방채 발행으로 충당하고 엑스포스가 부담할 1억달러 중 5천만달러는 엑스포스가 자체 부담하고 그 나머지는 입장권 사전 판매로 충당하는 형식을 채택했다.

새 엑스포스 볼파크는 몰손 센터(Molson Centre)로부터 남쪽으로 두 블록 떨어진 중심가에 건설될 예정이며 동쪽으로는 필 스트리트, 북쪽에는 세인트 자크(St. Jacques) 스트리트, 남쪽으로는 노틀담(Notre Dame) 가(街)가 볼파크를 에워싸게 된다.

엑스포스 볼파크는 재리 파크에 있는 Du Maurier 테니스 스타디움의 건설에서 사용된 'Design-Build' 공법에 의해 지어질 예정이며 외관은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이 최근에 건설한 볼파크와 유사한 형태를 취하지만 예각의 돌출부를 갖거나 전면부를 복고풍의 벽돌로 치장하지는 않는다.

새 볼파크는 원형의 스타디움을 기본으로 하며 외부 전망용 대형 유리가 스타디움의 외곽과 철제 프레임을 에워싸게 된다.

이 전망창을 통해 인근 공원과 거리에 있는 행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나무, 하늘 그리고 몬트리올 중심가의 멋진 스카이라인을 반사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기존의 올림픽 스타디움이 주던 철골 구조의 삭막함을 대형 유리를 통한 외부 세계와의 연결을 통해 일상 생활에서 느껴지는 친근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한 독창적인 디자인이다.

즉, 새 볼파크는 '생활 공간' 몬트리올과 구분된 별개의 개체가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문화 공간임을 관중들에게 각인시킬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

볼파크의 동측면은 필 스트리트를 통해 사무실,레스토랑, 그리고 근린 공원등의 문화 시설과 연결되며 동측에 주출입구가 설치된다. 그리고 다른 2개의 보조 출입구는 세인트 자크 가(街)와 몽테뉴 가와 맞붙은 쪽에 마련될 예정이다.

그랜드 스탠드는 3층으로 구성되며, 관중석에는 64개의 단체 관람석(Corporate Boxes)가 설치될 예정이다. 1,3루측에 위치하는 덕아웃 근처에는 칸막이가 있는 18석 규모의 특별 좌석(Loges)이 마련되어 선수들을 더욱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생동감을 부여했다.

게다가 257석 규모의 고급석이 덕아웃 사이의 필드 레벨에 마련될 예정이며 화려하게 단장된 파티룸과 2,090석 규모의 비차광 좌석(Bleacher Seats)는 우측 펜스 뒷편에 자리잡게 되며, 센터 펜스 너머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자랑하는 인공폭포가 조경될 예정이어서 멋진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

한편, 엑스포스는 1998년 5월 구장명칭 사용료 명목으로 Labatt 맥주회사로부터 1억달러를 지원받고 2001년부터 향후 20년간 엑스포스 볼파크의 구장 명칭을 'Labatt Park'로 명명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억달러 중, 4천만달러는 구장명칭 사용료 명목이며 나머지 6천만달러는 엑스포스측의 메인 스폰서 선정에 대한 댓가다.)

하지만, 2000년 봄에 건설에 들어가 2002 시즌부터 새 볼파크를 홈으로 사용한다던 기존의 계획은 몬트리올 시측의 지방채 발행 문제와 2001 시즌 후 제기된 엑스포스 퇴출 등의 여러 문제가 맞물려 새 볼파크의 건설은 다소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주요 재원]

임차권자 : 몬트리올 엑스포스, 소유권자 : 몬트리올시, 최대 수용인원 : 36,287명, 구장 방식 : 노천 구장(Open Air), 그라운드 : 천연 잔디, 구장 크기 : 미정, 건설 비용(추정) : 2억달러(몬트리올시 1억달러 부담 + 엑스포스 1억달러 부담)

이지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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