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업계도 신음 …100대 건설사 중 21곳 채권단·법원서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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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거래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주택·건설업계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팔리지 않은 집이 계속 쌓이기만 해 자금 압박이 눈덩이처럼 불어서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전종구 홍보부장은 “해외 사업이 많은 대형업체들은 국내 적자를 해외에서 메우고 있지만 주택사업 비중이 큰 중견업체들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권 대형업체의 경우 5곳 중 하나꼴인 21곳(2012년 12월 기준)이 비틀거리고 있다. 자생력을 잃고 채권단(기업구조개선)이나 법원(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의 관리 아래 들어갔다. 중소업체들도 잇따라 문을 닫아 2007년 말 7173곳이던 주택업체가 5315곳(지난해 11월 말)으로 26% 감소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주택사업은 관련 업체가 워낙 많고 채권·채무 관계가 얽혀 있는데, 분양이 잘 되지 않아 분양대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이런 복잡한 구조가 꼬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택·건설업계 사정은 앞으로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비교적 재무구조가 탄탄한 건설사 7곳이 올해 1분기에 갚아야 할 빚이 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재무구조와 신용도를 평가하는 한국기업평가는 30위권 이내 2~4개 업체가 추가로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업체들이 주택사업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악성 사업장만 남게 돼 재무 건전성은 오히려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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