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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관권의 횡포에 대한 항거와 승리, 부패한 권력에 짓눌린 민중의 대변과 수난은 기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특권이며 십자가다.
언론의 자유가 가장 잘 보장된다고 하는 미국서도 부패한 정치세력이 모든 자치행정을 좌우하는 한 조그만 마을에서 부패한 권력의 난무에 투쟁한 한기자가 갖은 유형무형의 박해를 받아왔다. 「아칸소」주의 인구 6천의 읍「모릴튼」에서 발행되는 붓수 3천여 부의 일간「모릴튼·데모크래트」지 편집국장「유진·H·워지즈」(38)씨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지난 5년간 부패관리의 폭로기사로 인해 협박·구타·투석·암살미수 등의 수난을 겪고 지난 2월엔 중상·음모혐의로 기소되어 공판엣 27만5천「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후 알거지로 전락된 그는 폭로기사와 관련된 명예훼손 공판에서 위증죄로 3년의 징역형도 선고받았다.
그의 이와 같은 수난은 정의감과 붓 하나로 군치안관이며 그 지방의 정치「보스」인「말린·호킨스」와 대적한 한가지 사실에 연유했다. 1960년 그는「호킨스」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민주당계의 군자치단체의 부패를 폭로하는 투쟁을 지상으로 전개했다. 군행정상의 부패의 근원은 사실상 군치안관의 방대한 직권남용에 있었다. 그는 일부실업자들과 공동전선을 펴, 「모릴튼」읍에 읍의회가 임명하는 사무읍장제도를 시행함으로써 독립된 방대한 권한으로 군정부패의 근원을 이룬 군치안관의 권한을 대폭 축소시키려 했으나, 중과부적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 안의 실패는「워지즈」로 하여금 군청을 비롯한 모든 군행정기관에 대한 본격적인 사세전을 선언하게 할뿐이었다. 이 싸움의 댓가는 컸다. 군청 과세관은「모릴튼」읍의 길거리에서 그에게 폭행으로 응수했고 군재판소 판사와 1명의 군청직원은 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에 대한 명예훼손혐의 재판 중 하나는 무죄로 되고 또 하나는 재심케 되었지만 그는 완전히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워지즈」기자를 옹호하는 운동이 맹렬히 일어났다. 1964연도 주지사 공화당후보로 낙선되어 올해 재출마를 노리는「윈드롭·록펠러」가「워지즈」기자의 사건에 관심을 갖기 시작, 「록펠러」의 세 친구가 파산지경의「데모크래트」지를 인수했다. 「록펠러」는「워지즈」가 치러야할 체불세금 약 7천「달러」대신 지불해주었다.
그러나「워지즈」의 수난은 이것으로 그치진 않았다. 「워지즈」는 1964년 치안관「호킨스」가 교통규칙위반 벌금 2만「달러」이상이나 되는 공금을 유용 횡령했다고 지상에서 시사함으로써 다시 중상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무죄가 선고되고, 65년10월엔 어느 부패군청관리에 관한 기사로 명예훼손으로 기소되었다. 지난 2월 정치색 짙은 3일간의 공판에서 피고「워지즈」의 변호인은「윈드롭·록펠러」의 전 선거사무장「G·T·아이즐」이었다.
19시간에 걸친 공판 후 친여일색의 배심원들은 유죄답신을 올려 그는 결국 1심에서 3년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후 즉각 공소를 제기, 현재 보석계류중인 그는 1심 판결에 조금도 놀라지 않고『예상한 바』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일부사람들은 기자「워지즈」와 치안관「호킨스」와의 싸움이라고 말한 적도 있으나 사실은 1개 용감한 시민과 권력을 남용하는 부패한 정객들과의 싸움이란 의견에 미국언론계의 견해는 일치하고있다.
용감한「워지즈」는 정치색이 배제되기만 하면 상소심에서 무죄로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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