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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발력 돋보인 인수위원장 단독 인터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04호 30면

대선이 끝나고 일주일,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 구성이 각 언론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예기치 못했던 인수위원장의 인선은 이번 대선에서 실망스러웠던 여론조사만큼이나 언론의 예측 보도에 회의를 느끼게 했다. 지난해 12월 30일자 중앙SUNDAY에 실린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단독인터뷰 기사는 그런 가운데 순발력이 돋보였다. 궁금했던 인수위원장직 제의 과정, 인수위 조직과 운영 방침, 공정위 위상과 검찰 개혁 등핵심 현안부터 위원장을 마치고 새 정부의 요직을 맡게 되는 게 아니냐는 예민한 질문까지 한정된 지면 안에서 독자들이 궁금해 할 법한 점을 잘 짚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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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기사 헤드라인은 좀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 “개헌 함부로 할 게 아니다…세법·공직선거법은 바꿔야”라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뽑혔다. 기사를 읽어보면 김위원장은 ‘아니다, 바꾼다’보다는 ‘법대로한다. 지금 있는 법들을 잘 집행하면 충분하다’는, 무척 조심스럽고 긍정적인 뜻을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제목을 단 편집자가 이런 김 위원장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했든지, 아니면 ‘낚시성 제목’이 아니었나 싶다.

새해맞이 1면 톱으로 전주의 한 재래시장을 홍대 분위기 칵테일바, 멕시코 요리전문점 등을 개장해 활기차게 바꾼 젊은 혁신가 8명의 사진으로 장식한 건 참신했다. 폐부품들로 배터리와 라디오를 만든 내전 속 시에 라리온 소년 발명가, 달동네를 예술촌으로 바꾼 부산 감천마을 젊은 예술가들, 노엄 촘스키·지그문트 바우만 등 유명 저자들을 거침없이 인터뷰하는 부산 인디고 서원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무척 독특했다. 낙담한 우리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본다. 다만 윈도팜이라는 창문농장을 만든 뉴욕 젊은이등 전 세계 사례를 곁들여 다양하게 보여주려다 보니 주제가 좀 복잡해지지 않았나 싶다. 활기차게 바뀐 재래시장의 모습이라든가 역발상을 통해 거듭난 식당과 음식의 모습을 생생한 사진으로 담았더라면 그곳에 좀 더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텐데 아쉬웠다.
재야 철학자 강신주를 다룬 연중기획 ‘파워차세대’는 지금까지 시리즈에 실렸던 기사를 통틀어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이 시리즈는 연재 종료 후 단행본으로 묶을 수 있는 중앙SUNDAY 기획의 장점이 살아 있지않나 싶다. 반면 눈에 걸리는 점도 적지 않았다. 박근혜 당선인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용인술을 비교한 ‘쓰고 또 쓰는 스타일 비슷…밀봉 인선은 딴판’은 박 전 대통령의 누런 동상이 지나치게 크게 부각됐다. 행여 이번 대선에서 박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았던 48%에 속하는 젊은이들의 괜한 반감을 사지 않았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연말이라 S매거진이 발행되지 않아 문화계 소식을 접할 수 없던 점도 실망스러웠다. 그나마 클래식·전시·공연 등의 굵직한 행사를 월별로 정리한 2013년 문화캘린더가 다소 위안이 됐다.


조유현 서울대 신문학과를 나와 성균관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광고대행사와 출판사·잡지사 편집자를 거쳐 현재 세명대 미디어창작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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