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요구 분신 줄잇는 티베트, 중국과 대화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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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티베트 망명정부가 중국에 대화를 제의했다. 2010년 1월 양측 간 대화가 중단된 지 3년 만이다. 대화가 성사될 경우 최근 4년 동안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며 계속되고 있는 티베트인 분신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지난해 12월 31일 롭상 상가이 총리 주재로 중국과 협상을 위한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비폭력과 대화만이 티베트 문제를 푸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2일 보도했다. 롭상 상가이 총리는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으며 과정보다는 실질적인 대화의 내용을 중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대화는 올 3월 중국의 전인대(全人大·국회 격)를 통해 새 정부 지도부가 구성된 이후에 신청할 것이라고 툼텐 삼펠 태스크포스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대화 상대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특사로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2010년 1월 달라이 라마의 특사와 협상한 것을 끝으로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당시 달라이 라마 측은 티베트의 종교자유 보장과 완전한 자치를 요구했으나 중국은 거부했다. 2009년 이후 티베트인 분신자 수는 모두 95명이며 지난해에만 82명에 달했다. 중국은 1950년부터 티베트를 통치하고 있으며 달라이 라마는 이에 저항해 59년 인도에 망명정부를 수립했다.

 티베트 전문가인 로비 바넷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티베트 망명정부와 달라이 라마는 중국 당국이 망명정부 대표단과 협상할 것을 희망하고 있으나 중국은 망명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화 제의를 거부할 다른 명분을 찾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친불교적 성향이어서 전격적인 양측 대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해 11월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일본에서 열린 한 설법에서 “시진핑 국가부주석 중심의 차기 중국 지도부가 정치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 위키리크스는 2011년 미 국무부의 중국 관련 외교 전문 내용을 근거로 “(시 총서기가) 지방에서 당서기로 일하면서 불교에 대한 관심이 컸으며, 특히 승려들의 기공과 초자연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독실한 불교신자다.

 시 총서기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도 1950년대 초 당 선전부장과 국무원 비서장을 하면서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와 친분이 두터웠다. 그는 달라이 라마를 베이징(北京)으로 초청해 6개월 동안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공부하도록 배려했다. 그는 또 “티베트 문제는 티베트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강경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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