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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수장 향해 뛰는 이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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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왼쪽부터 정몽규 총재, 허승표 회장, 김석한 전 회장, 안종복 회장, 윤상현 의원.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축구계 여야 양자 대결에서 사상 첫 다자간 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종복(57)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프로축구단 부산 대우 사무국장, 인천 유나이티드 단장·사장을 역임했던 그는 축구행정가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안 회장은 “현재 한국 축구는 불미스러운 사건과 행정 실책으로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며 축구협회의 도덕성 회복, 시·도협회 지원 확대, 지도자 처우 개선, 남북 단일팀 구성 등 여섯 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또 윤상현(51·인천 남구을) 새누리당 국회의원도 4일 오전 축구협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김석한(59) 전 축구협회 중등연맹 회장이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유력 후보들도 출마 선언 일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몽규(51) 프로축구연맹 총재는 3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프로축구 새 명칭 및 엠블럼 발표회장에서 “다음 주 중으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 (출마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축구계 야권 대표 인사로 통하는 허승표(67) 피플웍스 회장도 8~9일께 출마 의사를 밝히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만약 5명이 모두 입후보하면 역대 축구협회장 선거 사상 처음으로 다자 대결이 펼쳐진다.

 후보들은 저마다 장점을 내세워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정 총재는 2011년 프로축구연맹 회장을 맡아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였던 K-리그를 정상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사회 개편, 승강제 도입, 1·2부 리그 출범 등 굵직한 사안을 추진해왔다. 범현대가(家)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허 회장은 야권의 대표주자로 꼽혀왔던 인물이다. 그는 두 차례 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 경질, 횡령 비리 직원 거액 위로금 지급,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에 관련된 대일본 굴욕 문서 등 조중연 현 축구협회장 체제에서 벌어진 잇따른 실책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시·도협회의 지지 기반이 탄탄한 것이 장점이다.

 조중연 축구협회장과 가까운 김 전 회장은 중등연맹 회장을 8년간 맡아 축구행정에 밝다. 안 회장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윤 의원은 정치권의 후광을 기대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8일부터 일주일 동안 후보 등록을 받은 뒤 28일 대의원총회를 통해 차기 협회장을 결정한다. 대의원은 시·도협회 회장 16명, 축구협회 산하 연맹 회장 8명으로 구성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인 13표 이상을 얻으면 당선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른다.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 선거 막바지에 후보자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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