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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춘몽 "용화세계"|여수좌가 말하는 그 정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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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백5명의 여수좌를 거느리고 마음대로 인생을 향락하던 용화교 교주 서백일씨는 『아무도 현무 나를 죽일 수 없다』던 자신의 말을 뒤엎고 신도에 의해 27일 피살되었다. 여수좌를 난행한 일로 세상의 화젯거리가 된 일이 있었으며 또 그 죄로 징역형까지 받은 바 있는 서교주는 과연 그 동안 어떠한 생활을 해왔었나? 여기에 여수좌들의 수기와 경험담을 통하여 서교주의 정체를 알아본다.
23세와 21세 된 두 여수좌로부터 입수한 『여수좌들이란 몸을 팔아 생명을 유지하는 사창가의 창녀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는 내용의 수기를 보면 『나는 부모들이 시키는 대로 여수좌가 됐다. 용화 세계가 되면 만복을 누린다는 부모들의 가르침에 따라 수좌가 되려고 여덟 가지 조목의 서약을 서교주 앞에 고개 숙여 대답했다』로부터 시작되는데 그들이 지적하고 있는 여덟 가지 서약은 다음과 같다.
①수좌가 되려고 산만법현무(서 교주)가 죽으라면 죽겠는가 ②현무가 죽으면 따라 죽겠는가 ③현무가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 호랑이 굴에 가서라도 약을 구해 오겠는가 ④너의 간을 먹어야 낫겠다면 간을 내어 주겠는가 ⑤현무가 꾀(옷)를 벗고 장바닥에 나가라면 나가겠는가 ⑥현무 앞에서 꾀를 벗으라면 벗겠는가 ⑦생사를 영원히 만법현무에게 맡기겠는가 ⑧만일 용화가 없더라도 성화대에 그냥 살겠는가? 이상이 그들이 처음 서 교주에게 맹세한 것인데 그들은 신앙심을 굳게 하는 서약인 줄만 알았다.
이들 무모한 여수좌들이 이 서약 때문에 몸을 마음대로 유린당할 줄은 몰랐다고 이 수기는 후회하면서 이렇게 계속한다.
『1백5수좌가 되려면 용화공자의 대법인 천하음양·도수를 보아서 도인의 수기를 받아야 된다면서 13세만 넘으면 불러다 「강」을 받으며 욕을 보았다. 자기만 당한 줄 알고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부모들에게 수좌가 되지 않겠다 하면 부처님을 욕한다고 도리어 꾸중만 들었다. 용화세계는 1백5층의 계급이 있는데 이 「강」을 받아야 본 수좌로부터 차례를 받게 된다.
부처님 법이라면 처음 한번 또는 정도가 있어야 할 게 아닌가. 밤마다 맘에 드는 여수좌를 불러 평양기생 화월이와 춘향이 얼을 닮으라고 타이르고 말 잘 듣는 수좌는 용화세계가 오면 왕비로 봉한다 했다. 병난 수좌도 현무의 혈통이 통해야 낫는다고 농락했다. 대법전의 소제는 23세 이하의 수좌가 하는데 그날 소제당번은 욕을 당할 줄을 각오한다. 저녁 7시나 8시쯤 당번 수좌는 스님방문을 잠그고 포장으로 방을 둘러치고 병풍을 친다. 병풍 너머에는 호야불을 켜 놓고 반나체의 스님이 안마와 다리를 주무르게 한다.
이런 일이 3년 동안을 지나면 늙은 수좌로 취급되어 뒷방차지로 물러나고, 이때부터는 질투를 하는 수좌 마저 하다했다』이와 같은 그의 횡포는 다음과 같은 수법으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수기는 계속한다. 『안 보이는 마음은 부처에게 맡기고 육신은 내게 맡겨야 한다』면서 수좌 2,3명만 모여도 짝패라고 호통친다. 그의 행동이 폭로될까 해서였다. <전주=이민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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