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어몰' 이색나들이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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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주말인데 어디라도 놀러가요."

"난 그냥 집에서 잠이나 푹 잤으면 좋겠는데, 나가봤자 차가 막혀 고생일 테고…."

주말을 앞두고 평범한 부부 사이에 흔히 오갈 수 있는 대화 한토막.

전국의 산야가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그러나 움직이기 싫어하는 남편을 둔 전업주부들은 모처럼 여행을 떠나기가 쉽지 않다.게다가 웬만한 관광 명소들은 주말 나들이 인파로 붐빌 것같아 달갑지 않다.

'아내'들의 이런 속사정을 헤아린 여행 상품이 최근 수도권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한화 투어몰'이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여자들의 이색나들이'다. 매월 한 차례씩 주중을 택해 당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이 행사를 따라가봤다.

지난 17일(수요일) 오전 9시30분 서울 덕수궁 정문 앞.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여성들이 두세명 단위로 이곳에 주차해 있는 관광버스 안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일행을 태운 버스는 서울 도심을 벗어난 뒤 시원스럽게 국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날 목적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리의 '몽골문화촌'(031-590-2472) 과

경기도 양평군 목왕리 산귀래식물원(http://www.sangwirae.co.kr) (031-773-8638) 이다.

지난해 4월 개관한 몽골문화촌에서 이들은 몽골의 전통 생활용품과 유물, 원형 천막인 '겔'을 둘러보았다. 5백여종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는 산귀래식물원에서 이들은 동심으로 돌아갔다. 야생화 슬라이드를 감상한 뒤 식물원 오솔길을 거닐며 까마중을 따먹고 이후에는 밤도 구워먹었다.

서울의 출발 장소에 도착한 것은 오후 6시30분. 참가비는 자기 부담인 점심값을 제외하고 교통비.입장료 등을 포함해 모두 1만원이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당일 여행이라는 게 '이색나들이'의 특징이다. 매월 1회인 프로그램이 견학과 체험에 초점을 맞춰 호기심을 자아낸다.

지난 5월에는 경기도 양수리 딸기농장에서 잼을, 6월에는 역시 양수리 농장에서 전통 두부를 만들었다.

7월에는 김포시 유리공장에서 꽃병을 직접 만들었고 8월에는 강화도 풍물시장을 다녀왔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파주시 농원에서 산머루를 따고 모닥불에 감자도 구워먹었다.

6월부터 단골이 된 장광자(61.여.서울 강서구 방화2동) 씨는 "가족들의 아침을 차려주고 나와 저녁 준비 시간에 맞춰 집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주부로서도 전혀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참가자들 중에는 직장 여성도 끼여 있다.

시어머니.시누이와 함께 온 이영미(32.여.뉴질랜드 관광청 근무) 씨는 "모처럼 월차를 내고 왔는데 시댁 어른들과 정겨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흐뭇해했다.

한화 투어몰 박정우(37) 팀장은 "매번 신청자가 참가 인원의 두배에 이를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면서도 "오붓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버스 한대 분으로 참가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측은 '전통 두부 만들기'행사의 호응이 좋아 월례 행사와 별도로 오는 27일과 11월 3일에 '두부 만들기 앙코르 나들이'를 실시한다.참가비는 2만5천원.

다음달 월례 행사는 15일이며 경기도 여주에서 직접 떡메를 치며 인절미를 만드는 행사를 한다.

참가비 1만원. 중식비 별도. (http://www.tourmall.com) (02-774-3200)

남양주.양평=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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