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사우디아라비아, 패스정확· 개인기도 수준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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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일본·이란과 함께 아시아축구의 대표주자다. 미국(1994년)·프랑스 월드컵(98년)에 이어 내년 대회까지 3회 연속 본선무대에 올랐고 94년엔 벨기에·모로코를 연파하고 16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축구의 밑거름은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한 왕실의 전폭적인 지원과 외국인 감독을 통한 선진축구의 도입, 클럽축구의 활성화 등이다.

왕실은 거의 매 경기에 상금을 걸어 선수들의 분발을 부추긴다. 84,86,88년 아시안컵 3연패의 위업을 이루고 이번 최종 예선에서도 초반 부진을 딛고 본선 티켓을 따낸 것도 '당근의 힘'이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일찍이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다. 93년 네덜란드 출신 레오 벤하커 감독을 비롯, 호르헤 솔라리(아르헨티나)·오토 피스터(독일)·카를로스 알베르토 파레이라(브라질)· 슬로보단 산트라치(유고) 등 유명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인기를 극대화하고 4-4-2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는 플레이를 도입했다.

지난 7월 아시아슈퍼컵대회를 통해 우리 축구팬에게도 낯익은 알 샤밥과 알 타에·알 알리·알 힐랄·알 나세르 등의 클럽은 오늘의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를 만든 토대다. 클럽경기가 있을 때마다 경기장은 초만원을 이룬다. 게다가 왕실은 '우수 선수는 외국 클럽에 진출할 수 없다'는 조항까지 만들었을 정도다.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의 주축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한 2000년 '올해의 축구선수' 나와프 알 테미아트(알 힐랄)와 탈랄 알 메샬(알 알리)·오비에드 알 도사리(알 웨다) 등이다.

정확한 패스와 매끄러운 공수 조율 능력을 보유한 알 테미아트는 지난해 소속팀 알 힐랄을 아시아클럽선수권·슈퍼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알 메샬은 1차예선에서 두차례의 해트트릭을 포함, 11골을 뽑아낸 골잡이다. 지난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두골을 터뜨려 한국에 1-2 패배를 안긴 선수다. 아시아 최고의 개인기를 지녔다는 알 도사리는 이번 예선전에서 네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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