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비는「꾼」들에|고기는 얼씬 않고|부부입상의 이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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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올 봄 들어 모처럼 쾌청한 일요일을 맞은 「꾼」들의 기대는 잔뜩 부풀어 새벽길을 재촉했다. 모든 조건이 제대로 들어맞는 것 같아서. 그런데 막상 대를 담그고 보니 예상과는 달랐다.
전날까지 기온이 낮았던 탓인 듯 고기들의 움직임엔 활기가 없었다. 이날의 기온은 높은 편이었지만 아직 좀 철이 이른지 물이 차서 외출하는 기색이 없었다.
고삼은 마치 시장판처럼 붐볐다.
「안국」·「반도」·「고쳐」·「대한」·「신한」·「녹수」등이 앞을 다투어 차를 들이대고 아우성이었다. 아예 태공의 한유같은 건 바라지도 못했고.「반도」의 고부성씨가 9치6푼, 「대한」에서 9치, 「고려」의 이인환씨가 8치3푼 짜리를 각각 들어내긴 했지만 별로 재미가 없더라는 당사자들의 말. 하도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놀란 고기들은 밑바닥으로 기어 숨기만 했다.
강화수로에 간 「일요」·항포에 자리잡은 「평화」는 각각 7치 남짓한 것을 한놈씩. 수량으로는 「평화」의 80마리. 「낙희」는 아산에서 정태흥씨가 7치1푼짜리를 올렸고 나머지는 그저 그랬다.
「한국」은 충남직산 저수지에서 유상룡씨가 7치7푼으로 대어상, 경호수씨가 6치3푼, 유상룡씨 부인이 5치6푼으로 3등. 최고수량은 35마리. 유씨 부부의 입상이 이채를 보여 가족낚시를 권장하는 이회는 그런 대로 흐뭇해했다.
「서울」은 부발에서 김민갑씨가 7치와 수량에 3치 이상 13마리를 낚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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