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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떨어진 조선공업-육성될까 현황과 정책의 문제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3면이 바다이면서도 이용할 줄을 몰랐던 「근시안」탓에 우리의 수산과 해운업은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했고 조선공업은 발붙일 땅을 잃고있다.
과거 당국의 조선정책은 일관성 없이 연면, 그나마 집행과정에서 방대한 자금이 엉뚱한 데로 유용된 예도 허다했다.
정부는 연내로 2만7천「톤」의 선박을 신조하겠다고 장담하지만 이러한 여건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 어느 만큼의 성과를 거둘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현재 전국의 조선공업면허업체는 조선 1백4, 기관 1백18 등 도합 2백39개소로 65년말 현재의 연간건조능력은 총6만4천「톤」. 5개년 계획 1차 연도의 5만1천「톤」에 비해 불과 25%가 확장되었을 뿐이다. 1년에 3백81만「톤」(64년)을 건조해내는 일본에 비길 수는 없지만 엄청나게 발전한 국내의 다른 산업과 견주어도 너무나 뒤떨어졌다. 그나마 이 시설마저도 일거리가 없어 연평균가동률은 25%내외.
해방되던 45년부터 54년까지 10년간은 해마다 건조량이 1천「톤」미만, 55년부터 조금씩 늘기는 했으나 65년도가 겨우 8천7백「톤」으로 해방 후 20년에 신조된 선박은 통틀어 5만7천「톤」이다.
그래서 64년말 현재의 보유선박은 총31만7천「톤」에 5천「톤」급 이상은 불과 6척, 59년의 33만「톤」보다 오히려 1만3천「톤」이 줄어든 셈이다. 때문에 해마다 노후화·폐선되는 배를 대체하고 늘어나는 화물 및 수산업 확층에 따른 화물선과 조선수요를 메우려면 획기적인 조선계획이 시행되어야 한다. 당국이 추정하는 올해의 선박수요는 화물선 15만2천「톤」, 어선4만「톤」이고 71년까지는 총88만「톤」이 필요하다. 관계당국은 이러한 수요증가를 알면서도 그나마 국내시설을 활용 못하고 뒤늦게 각종선박을 대량 도입한다고 서둘러 조선정책의 「단견」을 드러냈다.
조선수요가 엄청나게 큰데도 시설이 남아돈 것은 건조자금부족으로 실제 발주량이 적고 국내건조단가가 비싸며 대형선박건조능력이 없고(현재최대건조능력=4천톤) 융자보조제도운용의 난맥상태로 자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사행정을 분장한 관계부처간의 관할권다툼까지 가세하여 5개년 계획 기간중의 조선계획 6만7천「톤」에 대해 4차 년도까지의 실적은 2만8천「톤」이며 금년도 계획이 1백%달성되어도 80%에 미급하는 부진상.
그런데 이기간에 방출된 자금은 융자 8억9천만원, 보조 7억2천만원으로 도합 16억1천만원에 달했다.
이러한 현상은 또 세계적으로 유행되는 자화자선주의에도 불구하고 우리화물을 우리배가 싣지 못하여 막대한 외화가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64연도의 수출인화물 총 4백80만「톤」중 우리배가 수송한 것은 불과 28%인 1백35만 「톤」.
그것도 배선사경이 여의치 못해 적기선적에 차질을 가져왔고 최근에는 월남으로 가는 수출물자가 대량체화 되는 형편에 있다.
한·일 국교가 정상화되어 어업세력확장이 긴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선박수출을 철저히 규제하는 세계해운업계의 경향 때문에 당국은 비로소 청구권 자금에 의한 도입 및 국내건조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계당국은 청구권자금에서 외화3천8백만「달러」, 내자 1백12억원을 확보하고 일본에 맞설 수 있는 어선세력확장을 위해 연내로 1만3천「톤」을 국내건조하고 재원이 닿는 한 일본에서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병행하여 조선공사의 건조능력을 68년까지 1만「톤」급으로 확충하고 건조비를 국제적으로 평준화하며 보조정책을 가격차보조에서 선박의 채산성에 따른 국내조선 「보너스」로 전환, 자가부담률을 15%이상으로 증대시킬 방침.
또 다기화한 해사행정의 일원화운용을 위해서는 이미 대통령자문기관으로 해사행정 특별위가 설치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노후화물선을 마구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끈덕지게 펼쳐지고 국내건조보다는 손쉬운 외국어선을 도입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조공시설확충은 벌써 54년째 끌어온 숙제였다는 점과 선박만은 개인자본으로 짓기가 극히 어렵다는 특수한 「헨디캡」등 조선공업의 앞길에는 아직도 많은 난관이 산적해있다. 당국은 71년까지는 78%의 자기화물은 자기선박으로 수송할 것을 장담하고있다.
그러기 위해선 선결과제인 이 같은 「매듭」들이 먼저 해결 되야 하지만-.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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