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1위 '그랜저 TG', 2위는 '의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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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있는 차, 연비가 좋은 차, 자영업자가 사업에 쓸 차…’. 중고차 인기 순위에도 경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실속 있는 값에 중고 준대형차를 원하는 중년 남성은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TG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8년 식의 경우 1500만원 선에서 거래돼 신차(2013년형) 값의 절반 수준이면 구할 수 있어서다. 연비가 좋아 요즘 한참 뜨는 BMW의 뉴5시리즈 중고차는 30대 중후반 직장인들에게서 인기가 있었다. 2009년 식의 경우 신차보다 2600만원가량 저렴한 3700만원 선이면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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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중고차 전문기업인 SK엔카가 지난해 12월 31일 2012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중고차 차종을 국산과 수입차로 나눠 조사한 결과 국산은 현대차의 그랜저TG(사진 왼쪽)가, 수입은 BMW 뉴5시리즈(사진 오른쪽)가 각각 가장 많이 거래된 차종으로 꼽혔다.

 그랜저TG는 지난해 SK엔카를 통해서만 3만349대가 팔렸다. 현대차의 대표 준대형 차량으로 품질과 디자인에서 이미 어느 정도 검증을 받은 데다, 2008년 단종된 이후 ‘그랜저 뉴 럭셔리’ ‘그랜저 HG’ 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가격이 더 낮아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거래량 2위는 현대차의 포터2였다. 지난해에만 2만4258대가 팔렸다. 상용차인 포터2가 2만 대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위에서 두 계단이나 순위가 올라가고 거래량도 1.5배가량 늘어났다. SK엔카 임민경 팀장은 “자영업을 새로 시작하는 소비자가 신차를 구입하기보다는 중고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고객 못지않게 불경기에 폐업한 자영업자도 많기 때문에 매물도 많아 수요와 공급이 적절히 맞았다”고 덧붙였다.

 중고 국산차 중 거래량 3위는 현대차의 중형 세단인 YF쏘나타(2만3865대)가, 4위는 현대차의 아반떼HD(2만2957대)가 각각 차지했다. 현대차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싼타페 CM(2만1285대)은 5위에 올라 거래량 1~5위를 모두 현대자동차가 휩쓸었다.

 수입차 부문에서는 독일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1위부터 6위까지 모두 독일산이 차지했다. 인기 1, 2위는 BMW 뉴5시리즈(8726대)와 뉴3시리즈(5724대)로 신차 시장에서의 인기를 중고차 시장에서도 이어 갔다. 특히 BMW520d는 신차 시장에서도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7277대가 팔리며 수입차종 중 거래량 1위를 기록한 차다. 높은 인기 덕에 BMW 뉴5와 뉴3시리즈는 신차 출고 후 값이 떨어지는 감가율도 수입차 중 가장 낮은 편이다. 2009년식 BMW520d의 경우 감가율은 41.34%(지난해 말 기준)이고, BMW 뉴3시리즈의 감가율(2009년식 320i 기준)은 37.2%로 비슷한 급의 국산차와 큰 차이가 없다. 수입차 거래량 3~4위는 아우디 뉴 A6(5044대)와 아우디 뉴 A4(4991대)가 각각 차지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뉴 C-클래스(3548대)가 5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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