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의원들과 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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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14일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할 경우 체제 보장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저에서 열린 국회 통외통위 위원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그는 이같이 밝히고 "다만 (체제 보장의)구체적인 방식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앞서 그는 노무현(盧武鉉)당선자가 취임 직후인 오는 3월 미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13일 그를 만난 민주당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이 전했다. 다음은 대화 요지.

▶켈리=盧당선자에게서도 한시간 이상 미국인들이 들으면 즐거운 얘기를 들었다. 부시 대통령의 초청을 기꺼이 수락해 준 것도 고맙게 생각한다.

▶최병렬(한나라당)=한국이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한다는 건 적절치 못한 것 아니냐.

▶켈리=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에서 북한을 함께 설득하자는 입장을 정리해 한국이 중재자역을 한다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유재건(민주당)=반미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일부에서 그런 얘기를 했을 따름이다.

▶이부영(한나라당)=초당적인 여야 협력과 여론 수렴을 거쳐 盧당선자의 대미.대북 정책에 반영토록 할 것이다. 미국은 이 점을 감안, 미군 철수나 반미 문제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김종호(자민련)=미국은 민주주의와 세계 평화의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북한 체제를 먼저 인정해주고 대화에 나서도 체면이 손상되지 않을 것이다.

▶켈리=북한은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과거 합의 후 보상해 줬더니 뒤에서 핵무기를 몰래 개발해 왔다. 이런 것을 막을 장치가 없는 협상은 무의미하다.

▶이창복(민주당)=북한이 핵 문제 개발 능력이 있다고 보나.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을 한국민 요구대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켈리=북한은 핵무기 개발 능력을 지난 20여년에 걸쳐 키워왔다. 핵확산금지조약(NPT) 문제는 안보리에서 처리할 수 있지만 북핵 문제 협상을 안보리에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문제는 한.미.북이 주체가 돼 협상을 벌여야 한다.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차관보=S

OFA 운영 개선은 노력할 수 있지만 개정은 쉽지 않다. 미국이 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과 맺은 주둔군 지위협정도 한.미 간 SOFA와 비슷하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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