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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왕위후이 제2라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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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제7회 세계바둑오픈 준결승전 제2국
[제1보 (1~19)]
白·한국 曺薰鉉 9단 | 黑·중국 王煜輝 7단

지난해 11월 13일 유성 삼성화재연수원. 해가 보이지 않는 하늘이 회색빛으로 낮게 드리워져 있고 바람은 차갑다. 기온이 뚝 떨어져 한겨울 같은 날씨에 관계자들은 모두 목을 움츠리고 다닌다.

왕위후이7단의 바랜 볼도 더욱 창백해진 느낌이다. 마른 체격에 안경을 낀 그의 모습에서 벼랑에 몰린 자의 긴장감과 이를 악문 듯한 의지가 어른거리고 있다.

曺9단은 전날 바둑을 이긴 뒤 방에 틀어박힌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좋아하는 추리소설로 시간을 때우며 내일은 끝내자고 속으로 다짐했을 것이다.

曺9단의 가장 큰 적은 뭐니뭐니해도 체력이다. 3국까지 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또 연말에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다른 대국에도 영향이 간다.

흑을 쥔 王7단이 양 소목을 펼치며 曺9단의 실리전법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曺9단이 4로 즉각 걸쳐 빈 귀를 놔둔 채 몇합이 오갔다. 전투의 기미는 없다. 王7단이 11,13등으로 조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A로 접지 않은 13에서 王7단의 실전적인 감각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흑19는 '참고도'처럼 흑1로 잡는 것이 보통이었다고 한다. 백2로 다가서면 3으로 삭감해가는 것이 흐름이라는 것이다.

A는 좋은 곳인데 흑은 이곳을 둘 듯 둘 듯 두지 않고 있다.백도 이제 우상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인데 어떤 식의 타개가 최선일까.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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