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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비행 원인과 예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청소년비행 문제는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커다란 사회문제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62연도에 7만3천건의 비행사건이 64년도에는 12만6천여건에 이르러 해마다 4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증가 일로에 있는 청소년들의 비행은 누구의 책임이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이를 방지할 것인가. 서울아동상담소장 권순영 변호사의 말씀과 미국 「하버드」대학 법학부교수이며 비행소년의 가정생활을 철저하게 연구한 「셸든·그루크」씨 부처의 얘기(US·앤드·월드·리포트)를 요약해서 소개한다.

<한국의 경우="권순영씨의" 말>
청소년의 비행은 빈곤과 부모들의 무관심에서 빚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더구나 봄철은 시기적으로 청소년비행이 증가되는 계절이다. 요즈음 서울역에는 무단가출한 지방청소년들이 하루평균 40∼50명에 달하고 그중 여자아이가 10여명이나 된다.
졸업 후 진학할 경제적인 여유는 없고 그렇다고 고향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데서 무턱대고 서울로 몰려드는 경유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잘못하면 깡패로 이끌리거나 매춘굴로 말려들기 쉽고 일단 이들과 손이 닿은 후에는 고향으로 내려갈 수 없어 소년비행은 늘어가기 마련이다. 비행청소년의 최근경향은 중류층과 학생들의 비행증가와 비행의 집단화 그리고 비행의 도시집중 등이다.
이와 같은 경향의 원인은 중류층가정의 인격적(부모의) 조건이 결핍되어 있고 청소년들이 자신의 고독감, 불안감등을 집단의식에 의해 해소하려 하며 도시인구의 격심한 이동성으로 사회윤리 적인 통제가 약화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아기 양육과정에서 부모의 편애, 불합리한 진학, 가치관의 해이로 인한 도덕적인 행위규범이 확립되어 있지 못한 데서 일어난다. 이와 같은 해석은 법조심리학자 강신종씨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비행예방을 위해서는 핵심가족만의 소가족제도를 확립하는 동시에 부모의 애정의 균등과 지나친 방임, 또는 지나친 보호가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국 경우="「그루크」교수부처">
근본적인 원인은 부모에게 있다. 부모의 애정과 관심 밖에서 내버려진 채 자란 아이가 비행하기 쉽다. 그 중에는 빈곤과 부가 함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빈곤하여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밖에 나가 일하는 어머니의 경우도 문제이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 경우 아이들은 노력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나날이 권태로와 진다. 그리고 부모의 태도는 빈민가의 부모들처럼 아이들을 내버려두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기르는데는 사실 금전보다도 바른 애정이 필요하다. 응석을 받아 준다든가 지나친 보호, 또는 일상생활에서 돌봐주는 것이 부족한 대신 선물로 아이들을 매수해서는 안된다.
청소년의 비행화는 지능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정서적인 결함 때문이다. 아이들의 정서적 장해는 대부분 부모의 무지에서 온다. 그리고 소년비행화는 아버지의 영향이 더 크다. 비행율이 높은 인종 「그룹」중에는 아버지에게서 유기 당했거나 사생아가 많고 아버지와 한자리에 있거나 한집에 살고 있더라도 아이들 생각에 아버지가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버지인 경우가 있다.
청소년 비행화의 예방은 그 원인이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들의 재교육이 필요하다. 비행소년의 「그룹」중 하나는 임상치료와 호의적 감독, 이웃과의 집회, 건강진단 「카운셀링」과 그 밖의 은혜를 베풀었지만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비행화율을 적게 하는데는 효과가 없고 그대로 방치해둔 「그룹」과 다름이 없었다.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에 있어 애정과 버릇 가르치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부모가 깨달아야 한다. 소년재판소를 거치는 것은 아이들성격에 크게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러나 정확한 처벌은 범죄를 방지할 수도 있다. 공포는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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