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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무협게임 온라인 결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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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서양식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팬터지 게임에 맞서 동양적 세계관이 짙게 깔려 있는 무협게임이 잇따라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3차원 무협게임 '무혼'의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유즈드림과 '구룡쟁패'를 개발 중인 인디21㈜이 중국.대만과 수출 계약을 하는 등 중화권 국가 진출도 활발하다.

게임 평론가 박상우씨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무협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0% 수준이며 최근 선보이는 게임은 2000~2001년 무협소설 작가들과 함께 기획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라며 "이용자들은 대부분 무협소설에 익숙해 다른 게이머에 비해 충성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무협게임은 현재 2차원(2D)그래픽 중심에서 3차원(3D)으로의 전환 과정에 있어 앞으로 다양한 내용의 3차원 무협게임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절대 강자 없어

# 최근 등장한 무협게임 가운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을 '본격 3차원 무협 게임'임을 내세우는 ㈜유즈드림의 '무혼'이다. 2년간 20억원을 들여 개발한 온라인 게임으로, 삼성전자도 10억원을 투자했다.

게임 시나리오 개발과정에 진산 등 국내 정상급 무협 소설가가 참여했다. 게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무협소설 '무혼'을 발간하는 한편 벅스뮤직 같은 음악 사이트를 통해 OST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이른바 '원소스 멀티 유즈'개념의 마케팅 전략을 도입했다.

고대 중국의 가상 국가 '대동지국'에서 황제 천륭제의 황후가 피살되며 중원 무림계가 혼란에 빠지자 무림 고수들이 등장해 이를 평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말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 동시 접속자수 2만명, 회원은 2백만명에 이른다.

㈜인디21은 현재 무협작가 좌백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중국 명나라 때의 무협 세계를 그린 3차원 온라인 게임 '구룡쟁패'를 개발 중이다. 3월께 1만명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하고 4월께 일반에 선보일 계획이다. 제작기간 2년에 개발비용 30억원이 투입됐다.

12세기 중국 무림계를 배경으로 한 SR코리아의 온라인게임 '운무'도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일정 인원에게만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 서명근 이사는 "4월께 일반인 대상 시범서비스를 하고 여름방학 기간인 7월께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게임도 제작기간 2년에 30억원이 투입됐다.

또 ㈜씨알스페이스는 중국을 배경으로 한 무협게임 '디오'를 개발해 현재 시범 서비스하고 있으며, 7월께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외 ㈜하이윈의 천상비, ㈜액토즈소프트의 '천년', 태울엔터테인먼트의 '신영웅문'등의 무협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 평론가 박상우씨는 "현재 다양한 무협게임들이 나와 있지만 아직 절대 강자는 없는 실정"이라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휴대전화용도 나와

# 정서적으로 가까운 중화권 국가 진출도 활발하다. 게임의 배경이 대부분 고대 또는 중세의 중국이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게임아카데미 서병대 본부장은 "무협게임은 아직 국내에서는 서양 팬터지류에 밀리지만 무협소설의 본거지인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인기가 높다"며 "이에 따라 업체들은 게임 개발 단계부터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무혼'을 서비스하는 ㈜유즈드림은 지난해 중국 베이징의 중공망정보통신과 판권료 30만달러에 매출의 30%를 로열티로 받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는 동남아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인디21도 지난해 말 중국의 베이징 글로벌링크와 '구룡쟁패'를 판권료 90만달러와 매출의 30%를 로열티로 받는 조건으로 수출했다. 2001년 중국에 진출한 액토즈소프트의 '천년'은 중국에 판권료 20만달러에 매출액의 25%를 로열티로 받는 조건으로, 태울엔터테인먼트는 '신영웅문'을 대만.중국 업체와 총 1백만달러에 수출키로 각각 계약했었다.

휴대전화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즐기는 모바일 무협게임도 나왔다. LG텔레콤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무협게임인 '백팔영웅전'을 비롯해 '폭풍의 검객''닌자 전설'등 50여종류의 무협 게임을, KTF는 '혈화난무''복수혈전' 등을, SK텔레콤은 '삼국지'등을 각각 서비스하고 있다.

염태정 기자

★'베타 서비스'는 게임을 개발한 뒤 프로그램 상의 오류를 점검하기 위해 시범 서비스하는 것을 말해요. 한정된 인원을 대상으로 공개하는 것은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 인원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하는 것은 '오픈 베타'서비스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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