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한파' 호텔 모처럼 기지개

중앙일보

입력

`9.11' 미 테러참사 이후 70% 미만의 투숙률을 보이며 침체를 면치 못했던 서울시내 특급호텔들이 모처럼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번 주들어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방한하거나 국제회의등이 서울에서 열리는 바람에 호텔 투숙률이 80~90%까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의 경우 지난 4일 GE의 최고경영자 임멜트 회장이 투숙한 데 이어 15일에는 휴렛 패커드의 피오리나 회장이, 17일에는 MS 빌 게이츠 회장이 각각 투숙했다.

또 오는 22일에는 빌 클린턴 정부에서 오랫동안 재무장관을 지냈던 시티은행 그룹 루빈 회장의 투숙이 예약돼 있다고 신라호텔측은 밝혔다.

또 금주부터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는 세계협동조합총회,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세계지식포럼이 열리고 있어 그동안 미 테러한파의 영향을 받았던 시내 호텔가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성남 비행장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 에어쇼'는 호텔업계에서는 모처럼 맞은 `특수(特需)'다.

에어쇼 참석차 미국의 보잉과 록히드 마틴, 프랑스의 다소, 유럽의 유러파이터, 러시아 수호이 등 각국 항공사를 위주로 전 세계 16개국 175개 업체의 기업인과 기술진 등이 대거 몰려왔기 때문. 여기에 프랑스 국방장관 등 각국의 고위 국방관계자와 방위산업체 관계자, CNN,신화통신, 후지TV, 로이터, AP, UPI 등 해외 언론사 취재진까지 포함하면 1천5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신라호텔과 하얏트, 리츠칼튼 등 시내 특급호텔에서 1주일간 머물고 있어 시내 각 호텔은 외국 손님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이달 말 중국에서 APEC행사가 개최되고 대테러 전쟁이 다소 수그러지면 연말 특수가 예상돼 예년의 투숙률을 단시일내에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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