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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고 「그래프」의 눈금은 올라만 가는데 진통하는 수출업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수입만 하면 폭리를 얻던 무역업계의 「신화」는 깨어진지 오래이고 이제사양의 고빗길에선 무역업자들은 수출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그만큼 수출「무드」는 경제계를 풍미하고 도둑이 처녀의 머리칼을 잘라 훔쳐갈 정도로 영향 또한 국민일반에게 널리 파급되고 있다.
65년에 1억 8천만 불을 돌파, 계속해서 2억불을 월등히 넘어서고자 안간힘을 쓰는 최근의 수출추세는 그러나 일방적인 양의 증대로 엇갈리는 문제점들을 노출시켜 수출지원시책의 방향전환을 강요하고 있다.
65연도의 수출총액은 1억8천45만「달러」, 64년에 비해 47% 증, 63년보다는 1백26%의 괄목할 신장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3천8백52만「달러」의 군납을 가산하면 동기중의 수출총액은 불과 2천8백90만「달러」의 입초에 멈춘다.
이는 64년도의 3천 6백 30만「달러」의 「갭」이 훨씬 줄어든 것-.
그러나 해마다 1억「달러」를 넘는 원조수입까지 따지면 입초 규모는 64년 1억9천7백만「달러」, 65년 1억4천1백만「달러」로 아직도 「폭넓은 강」이 가로놓인 셈.
거액의 외자도입을 고려하면 이 폭은 더 확대되며 따라서 국제수지가 총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기엔 아직도 전도가 요원하다.
정부는 2차 5개년 계획이 끝맺는 71년도의 수출목표를 6억「달러」로 책정, 국제수지상의 적자가 일소되도록 일단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외형상의 수출액증대가 반드시 같은 비율의 가용외자수지증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수출의 양적 증대와 병행하여 가득율 인상과 같은 질적 강화가 이래서 필요한 것.
65년도의 수출총액은 46년보다 5천7백40만 불이 늘어났지만 가득율은 64년이 76.2%인데 65년엔 74.2%로 오히려 저하되었다. 수출액 5천 7백여 만 불을 늘리기 위해 수출용 원자재가 64년보다 1천7백39만 불이 많은 4천6백65만 불이나 수입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65년의 수출 가득액은 1억3천3백80만 불이며 늘어난 계산-.
65년의 농·수산·광산물 등 일차 산품 수출액은 6천8백10만 불로 64년보다 1천만 불 미만이 늘어났을 뿐이며 나머지 4천여 만 불의 증가분은 공산품수출에서 온 것.
이렇게 따지면 일차 산품 수출액이 거의 늘지 않았고 가득율이 저하된 것은 공산품으로 수출의 중점이 옮겨져 구조가 변화(공산품비중=64년 52%. 65년 65%)된 탓이다.
2억 5천만 불의 올해 수출목표는 수출용 원자재 8천6백만 불을 제한 1억6천4백만 불을 가득액으로 예정하고있으며 그만큼 가득율도 66%까지 계속 저하되는데 이는 공산품수출비율이 급격히 확대된 데 기인한다.
따라서 가득율 인상과 수출구조의 근대화는 일견 상충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농·수산·광산물의 가득율이 거의 1백%고 때문에 총수출 가득율이 공산품수출증가로 저하된다면 수출정책의 방향은 자명해진다.
먼저 가득율이 높은 원시상품은 수출량증대에 주력해야하고 공산품은 가득율을 높이도록 소요원자재의 국산대체를 장려해야한다.
일차 산품에서 이차 산품으로, 다시 이차 산품의 가득율 인상으로 지원시책의 중점이 옮아가면서 그것은 또 내수용을 충족한 수출여력을 지니기 위한 생산력 증강과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품질향상 및 원가절하 대책의 필요성을 제기시킨다.
우리가 전력을 기울이는 수출은 또한 외화 가득 및 국내생산이 불가능한 각종 비경쟁상품의 수입 등 유발하는 것 이외에도 소득 및 고용면에 연관 효과를 미친다. 64년도 수출에 의한 소득유발액(63년 가격기준) 1백59억원의 GNP 구성비(경상가격환산)는 3.1%이며 이는 65년에 와서 4.1%로 상승, 국민총생산에 대한 수출수요의 비중이 현저히 커졌다.
한편 공용면에서는 64년도에 수출을 위한 취업자수가 25만 9천명으로 총 취업자의 3.3%를 수출이 차지했다.
그런데 65년에 들어 수출부문 취업자수는 40만5천명으로 64년보다 56.2%가 증가하여 수출 신장율 47%를 훨씬 넘어서 수출생산구조가 고용 유발적인 형태로 전환되고 있음을 나타내준다. 이것은 곧 소득효과를 크게 하려면 수출의존도가 적은 산업을 우선적으로 육성하고 고용인원을 늘리려면 직유·직물 등 고용계수가 큰 수출산업을 육성해야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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