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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차차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차차차 춤이 한창 유행되던 4, 5년 전일이다. 「유럽」에서는 「아프리카」의 지도자 이름 만을 나열해서 차차차의 신곡을 만들어 「히트]를 한 일이 있었다. 『루뭄바, 루묻바, 카사부부, 새쿠·투레, 촘베, 차차차…』. 가사만 그냥 읽어 내려가도 차차차의 숨찬「리듬」이 절로 우러나올 것 같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이름은 그냥 생소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매우 까다롭고 괴상하다. 확실히 차차차의 노래에 등장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변화무쌍하다.
요즈음 화제 거리가 되어있는 「응크루머」의 이름만 하더라도, 신문들을 꽤 괴롭히고 있다. 우리의 경우 그것은 「옹크루머」 「엥크루마」 「인크루마」, 신문마다 각양각색으로 표기되고 있는데, 「로마」자로 쓰면 Nkrumah……N과 K가 겹쳐 있으니 그런 혼란이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인물자체도 호도 속처럼 괴이하다. 차차차 가사에 등장한 「아프리카」의 지도자 가운데 이미 「루뭄바」는 살해되었고, 「촘베」는 실권을 잃었다. 또 「세쿠·투레」는 실각한 「옹크루머」에게 자기자리를 물려주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런데 더욱 묘한 것은 뒷 소식들이다. 정말 「응크루머」는 우정의 선물로 받은 「기니」국의 대통령 방석을 차지했는가? 「디알로」성명을 보면 대통령은 대통령인데, 명거자가 붙어있고 「세쿠· 투레」와 함께 권리행사를 하도록 되어있다. 결국 「투레」의 자리를 완전히 차지한 것이 아니라, 「손님」대접으로 사랑방 하나를 내준 것이 아닌가싶다. 「세쿠·투레」도 묘한 친구요, 또 그 자리를 사양 않고 받는 「응크루머」도 보통이 아니다. 「응크루머」가 「가나」의 정권을 잡고 있을때 그 나라의 초등학교 학생들은 매일같이『「응크루머」는 우리의 구세주, 「응크루머」는 죽지 않는다』는 주문(?)을 봉창 했다고 전한다. 공식명칭을 봐도 「응크루머」란 이름 뒤에는 꼭 『승리의 지도자, 위대한 구세주, 구원의 폐하, 평정자, 위엄 있는 최고의 통치자』 란 삿갓이 붙어 다녔다.
이런 친구가 과연 남의 나라에 가서 그냥 손님 방석에만 앉아 있을는지 궁금하다. 「가나」에서 쫓겨나 「기니」에서 큰기침을 하는 「응크루머」의 차차차 춤이 우리를 또 한번 어리둥절하게 만들 것 같다. 『루뭄바, 루뭄바, 카사부부, 세쿠· 투레, 촘베, 촘베, 차차차. 응크루머, 세쿠· 투레, 가나, 기니, 차차차…』검은 대륙의 노래가 열풍의「리듬」을 타고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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