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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시그널 음성휴대폰 시연

중앙일보

입력

대부분의 휴대폰에는 음성인식 기능이 있다. 음성으로 전화를 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능을 사용하는 이는 드물다. 거의 없다는 말이 더 옳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음성으로 걸면 잘 안되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더 그렇다. 차라리 버튼을 누르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음성주소록을 일일이 만들어 두어야 하는 불편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휙휙 바뀌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은 무서울 정도로 급속 발전 중이다.

지난 15일 서울 대치동 보이스 시그널코리아 사무실. 휴대폰 음성인식 기술의 시연장.회사 관계자가 휴대폰에서 3m쯤 떨어져 '전자회사'라고 말했다. 휴대폰에서 '전자회사'라는 응답이 나왔다.

관계자가 이어 '027510000'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이 같은 응답을 했다. 휴대폰에서는 '전화걸까요□'하는 음성메시지가 나왔다. 관계자가 '네'라고 말하자 이내 전화가 걸렸다.

시연된 회사의 전화번호는 자동으로 이 휴대폰의 음성전화번호부에 입력됐다. 그 후 '전자회사라고 말하거나 '027510000'이라고 말하자 곧 전화가 다시 걸렸다.

음성전화번호부가 번거롭지 않게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이쯤되면 휴대전화 사용자도 음성으로 전화를 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갈수록 휴대폰의 크기는 작아져 버튼 조작은 힘들어져 간다. 이 시스템의 음성전화번호부 작성능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휴대폰을 노트북 컴퓨터 곁에 갖다 대자 컴퓨터내 e메일 도구인 아웃룩 익스프레스의 주소록에 기록된 사람이름과 전화번호가 음성으로 전환돼 이 휴대폰 음성전화번호부의 데이터베이스에 자동입력됐다.

회사 관계자는 "아웃룩 익스프레스의 주소록에 수록된 주소 2천 개까지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탑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과 노트북의 연결은 휴대폰에 장착된 적외선 발사장치와 노트북에서 이미 나오고 있는 적외선이 무선으로 연결한다.

이 시스템은 상당히 먼 거리나 소음이 있는 곳에서도 작동한다.그래서 자동차를 운전하면서도 사용 가능하다. 더욱 놀라운 시연이 계속됐다.

한국인 시연자가 영어로 "I want to meet mr. jo tomorrow morning" 이라고 말하자 화면에 그 문자가 그대로 떴다.

여기서 전송버튼만 누르면 이 메시지가 상대편의 휴대폰으로 전송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는 한국인의 서투른 영어발음도 인식하는 능력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한국어 시스템을 도입하면 정확도는 거의 1백%다"고 말했다.

내로라 하는 국내 한 전자회사가 현재 이 시스템을 새 모델의 휴대폰에 탑재하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국제 전시회에서 신제품을 선보인 뒤 세계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휴대폰 메이커들도 비슷한 제품 생산을 추진 중이다.

조용현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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