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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반라 행진' 되고 치마 안돼? 여성들 분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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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내 작은 왕국 스와질랜드에서 여성들의 미니스커트와 배꼽티 착용이 금지됐다. 성폭행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성들은 강력 발발하고 있다.

24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달 스와질랜드 제2의 도시 만지니에서는 남여 평등과 치안 강화를 주장하는 여성들이 시위를 벌였다. 일부 여성 시위자들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그러자 스와질랜드 경찰은 과거 식민지 시대인 1889년 제정된 미니스커트 금지법을 부활시켰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은 최고 6개월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스와질랜드 경찰 대변인인 웬디 흘레타는 "성폭행범은 반쯤 옷을 벗은 여성을 쉽게 성폭행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적절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니스커트와 배꼽티뿐 아니라 골반 바지도 금지됐다. 그러나 음스와티 3세 국왕(44)이 새 신부를 간택할 때 처녀들이 걸치는 구슬 복장은 허용된다. 처녀들은 가슴을 드러낸 반라의 상태에서 왕 앞에서 행진하며, 왕은 그 중 마음에 드는 처녀를 왕비로 맞는다. '리드(갈대) 댄스 축제'라 불리는 이 행사는 매년 약 10만명의 처녀들이 참가한다.

경찰 대변인 흘레타는 "이 행사 동안 처녀들이 성폭행을 당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반라의 구슬 복장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다.

미니스커트 금지령에 대해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를 금지시킬 것이 아니라 성폭행범을 금지시켜야 한다", "전근대적인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스와질랜드는 가부장제 사회여서 여성들의 인권이 크게 제약받고 있다. 왕은 국민들이 가난하게 생활하고 있음에도 1억 달러(약 1100억원)의 개인재산으로 호화 생활을 하고 13명의 왕비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5월 6번째 왕비인 안젤라 들라미니는 왕의 육체적, 정신적 학대에 견디지 못하고 왕비의 자리를 포기하고 왕실을 떠나기도 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1. 미니스커트
2. 스와질랜드의 새 왕비 간택 행사인 '갈대 댄스 축제'
3. 스와질랜드의 음스와티 3세 국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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