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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뚝이 2012 ② 문화] 161일 만에 10억 클릭 … 세계가 ‘강남스타일’에 감염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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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문화는 밥이었다. 한류 덕분에 관광도 수출도 활기를 띠었다. 문화는 이제 장식품이 아니다. 국가 전반의 이미지 메이커로 자리를 잡았다. 그 중심에는 K팝이, 또 K팝의 한복판에는 싸이가 있었다. 2012년 ‘대한민국 코리아’를 지구촌 문화 수신자에서 발신자로 끌어올렸다. 상상력과 도전정신, 그건 문화의 영원한 화두다. 올해 우리 문화판을 새로 짠 주역들을 간추렸다. 오늘의 ‘문화한국’을 있게 한 에너지가 새해에도 용솟음치기를 소망한다.

2012년은 누가 뭐래도 그의 해였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사나이’ 싸이(35·본명 박재상)가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데뷔 12년차. 세계 대중음악계의 ‘신데렐라맨’으로 떠오르며 한국 대중음악 90년 역사를 새로 썼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7월 15일 발표 직후 국내 온라인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곧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가 화제를 모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이후 초현실 같은 일이 잇따라 일어났다. ‘강남스타일’은 미국 등 30여 개국 아이튠즈 차트 1위, 영국 UK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미 빌보드 차트에선 7주 연속 2위를 기록했다. 현지 정식 음반 발매 없이 이뤄내 더 놀라운 성적이었다. 뮤직비디오는 11월 유튜브 역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위에 등극한 데 이어 22일엔 발표 161일 만에 조회수 10억 건을 돌파하며 유튜브의 신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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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지구촌 전역에서 숱한 패러디가 양산됐고, 세계는 ‘말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팝스타 마돈나와의 합동 무대, 파리 에펠탑 앞 광장에서 2만여 명과 함께한 말춤, 오바마 미 대통령 앞에서의 말춤까지…. 바다 건너 싸이가 전해온 낭보에 국민은 연일 즐거워했다.

 ‘대마 1년, 자숙 1년, 대체복무 3년, 재판 1년, 현역 2년, 합이 8년. 데뷔 10년에 활동 2년….’ 자신의 노래 ‘싸군’에서 읊은 것처럼, 그는 녹록하지 않은 가수 인생을 살았다. 우여곡절을 딛고 다시 일어난 그의 노래는 감동지수를 더했다.

 싸이의 미국 총괄매니저 스쿠터 브라운은 “올 한 해 전 세계 사람이 싸이 덕분에 웃게 됐다”고 했다. ‘강남스타일’은 인위적 마케팅 없이 SNS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한국어로 불린 노래가 전 세계에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의미가 더욱 컸다.

 ◆거침없는 K팝 행진=‘강남스타일’ 열풍과 함께 올해 K팝은 쾌속 성장했다. 일부 매니어 계층에 국한됐던 한계를 뛰어넘었다. ‘K팝’ 대중화의 원년을 선언했다. 양적·질적 성장 모두 돋보였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2012년(1월 1일~12월 20일) 유튜브의 K팝 동영상 조회수 자료(SM·YG·JYP 엔터테인먼트 기준)에 따르면, 유튜브에 실린 우리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등 각종 동영상은 올해 총 224개국에서 49억800만여 회 조회됐다. 지난해 약 23억 회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이 중 5분의 1 지분을 챙겼다.

 미국은 국가별 조회수 기준 2010년 3위에서 지난해 2위, 올해 마침내 1위(5억7000만여 회)에 올랐다. 2위는 일본(5억4000만여 회)이었다.

 상반기 17억2400만여 건이었던 조회수가 하반기 갑절 가까이 늘어난 건 싸이에 대한 관심이 K팝 전체로 확산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슈퍼주니어·JYJ·빅뱅·2NE1·비스트 등 아이돌 그룹은 월드투어로 세계 팬층을 두텁게 다지며 K팝의 바탕을 튼튼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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