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꺼려 전격 발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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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22일 하오에 있었던 농림부장관의 돌연한 경질은 인사 주무장관인 이 총무처장관도 미처 몰랐을 정도의 전격 인사-.
박 대통령은 지난 2월초 동남아 순방에 오르기 전 차균희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농림부 모 산하 기관의 자금을 전용 사용한 일을 꾸짖고 갔었는데….
지난 18일 귀국 후 모 기관장으로부터 차장관이 자금 전용으로 떠오른 얼마간의 돈이 밝히기 거북한 용도로 쓰여졌다는 보고를 받고 몹시 불쾌하게 생각하더라는 것. 박 대통령 귀국 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여당 연석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에서 보고 느낀 소감을 피력한 후 『무엇보다도 나라의 안정이 선행돼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부정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회의는 끝났는데 물론 차 장관도 시종 그 자리에 있었고 회의 벽두 박 대통령으로부터 『요새 쌀값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장황히 설명까지 하고 물러나갈 때까지도 자신이 잘릴 줄은 몰랐었다고-. 박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후 정 총리와 김 당의장에게만 귀띔을 주고 부속실 직원으로 하여금 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박동묘씨를 불러 『농림부장관 자리가 어려운 자리지만 평소 닦은 재질을 살려 잘해 보라』고 한 후 이후락 실장으로 하여금 인사 절차를 밟도록 함과 동시에 잡음을 꺼려 전격적으로 발표케 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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