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집 앨범 낸 여성로커 서문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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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무대에서 내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게 돼서 기뻐요" 여성로커 서문탁(23)은 최근 발표한 3집 앨범을 라이브 무대에서 흥겹게 부를수 있는 곡들로 꾸몄다고 소개했다. 평소 대학축제 등 라이브 무대에 설 기회가 많은 그녀는 3집 앨범을 발표함으로써 외국곡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노래만으로도다채로운 공연 레퍼토리를 짤 수 있게 됐다며 즐거워 했다.

1-2집에서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 '사슬' 등 애절한 록발라드곡으로 록애호가들을 사로잡았던 그는 3집에서 속도감 있는 헤비메탈로 분위기를 바꿨다.

타이틀곡 '사미인곡'은 '만백성에게 고하노니 사랑하며 살지어다'라는 고어체의가사로 시작되는 경쾌한 로큰롤곡. 특유의 힘있는 내지르기 창법이 살아 있지만 장난끼가 스며 있는 가사와 연주는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밖에 '서든 데스' '유리가면' '반란' '오발탄' 등 묵직한 사운드의 헤비메탈곡으로 새 앨범을 꾸몄다.

데뷔초 보여준 강렬하고 거친 무대매너, 힘있고 중성적인 목소리는 그를 남자로오인하게 했다. 2집 앨범을 발표한 뒤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탈바꿈하자 항간에는 트렌스젠더가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딸만 넷인 집안에서 셋째딸로 자랐는데 어렸을 때부터 얼마간 남성적인 데가있었어요. 여자친구들이 짓궂은 남자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면 쫓아가 혼내주기도 했으니까요" 고교시절 EBS 청소년 창작 가요제와 주니어 가요제 등에서 수상하며 노래실력을인정받은 그는 고려대 사회학과(97학번)에 진학한 뒤 본격적으로 가수활동에 나섰다.

특유의 거칠고 쉰목소리를 살려 록가수로 방향을 잡았으며 폐활량을 늘리기 위해 4년전 시작한 권투실력이 지금은 아마추어 선수로 나서도 될 정도다.

그는 "가수는 연기자와 같아서 어떤 상황에도 잘 적응하고 음악적 표현을 할 수있어야 한다"면서 "목소리 특성때문에 로커의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특정 장르에 매이지 않는 전천후 보컬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브 무대에 자주 서지만 몸이 피곤하거나 아프면 전력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고백한 그는 "그런 점에서 노래 한 곡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인순이 선배야말로 가장 존경할 만한 가수"라고 덧붙였다.

오는 19-21일 서울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여섯번째 반란」이라는 제목으로 3집 앨범 발매기념 콘서트를 여는 그녀는 "소극장 무대는 데뷔 후 처음 서기 때문에설레는 기분"이라며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아기자기한 무대로 꾸미겠다"고 말했다. ☎ 383-6490(늘기획)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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